황희찬 시즌 3호 도움, 울버햄프턴은 3연승…환상의 복싱데이

에버턴전에서 상대 선수와 공중볼을 다투는 황희찬(왼쪽). 로이터=연합뉴스

프리미어리거 황희찬(27·울버햄프턴)이 2023년 마지막 경기에서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소속팀의 3연승 행진에 힘을 보탰다.

울버햄프턴은 31일 영국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라운드 홈 경기에서 도움 하나를 기록한 황희찬의 활약을 앞세워 3-0 완승을 거뒀다. 최근 3연승의 상승세 속에 한 해를 마감한 울버햄프턴은 올 시즌 8승(4무8패) 째를 거두며 시즌 승점을 28점으로 끌어올렸다. 10위 첼시와 승점은 같았지만 골득실에서 4골이 모자라 11위에 자리매김했다.

전반 초반부터 울버햄프턴의 공격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던 황희찬은 1-0으로 앞선 후반 8분 추가 골을 어시스트했다. 후방에서 넘어은 볼을 받아 상대 위험지역 오른쪽 측면을 허문 뒤 빠르고 낮은 크로스로 팀 동료 마테우스 쿠냐의 득점을 어시스트했다. 황희찬의 올 시즌 3번째 도움.

황희찬이 에버턴전에서 위력적인 돌파에 이어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황희찬의 발끝을 떠난 볼은 골포스트를 강타한 뒤 튀어나왔다. 로이터=연합뉴스

후반 14분에는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잡았지만 아쉽게 놓쳤다. 에버턴 수비진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볼을 쟁취한 황희찬이 과감한 돌파로 상대 위험 지역 안쪽까지 파고들었다. 슈팅 모션을 취하는 척하며 상대 수비수 제임스 타코우스키를 완벽히 제친 뒤 회심의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황희찬의 발끝을 떠난 볼이 골포스트를 강타한 뒤 튀어나왔다.

황희찬은 지난 28일 브렌트퍼드전에서 전반 추가 시간 도중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 아웃돼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에버턴전에서 부상에 따른 후유증은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전반에만 2골을 몰아넣으며 시즌 9·10호 골을 성공시킨 황희찬은 이어진 에버턴전에서 도움 하나를 추가해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에버턴전에서 황희찬은 왕성한 움직임과 함께 결정적인 기회 창출 1회, 슈팅 3회, 드리블 돌파 성공 1회, 볼 소유권 회복 3회 등 팀 기여도 높은 활약을 선보였다. 영국 방송사 BBC는 황희찬에게 7.99점의 높은 평점을 매기며 활약을 칭찬했다. 쿠냐에 이어 팀 내 2위에 해당하는 점수다.

올 시즌 10골 3도움을 기록 중인 황희찬은 EPL 통산 공격 포인트를 23개(77경기 18골 5도움)로 끌어올렸다. 향후 2골을 추가하면 대표팀 선배 박지성의 기록(154경기 19골 21도움)을 뛰어넘는다. 손흥민(114골)에 이어 아시아 프리미어리그 통산 최다골 2위로 올라서게 된다.

황희찬의 활약 속에 울버햄프턴도 활짝 웃었다. 6일 동안 3경기를 몰아서 치른 크리스마스 박싱데이 강행군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후반기 10위권 진입의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마테우스 쿠냐의 득점을 어시스트한 황희찬(등번호 11번)이 득점 직후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게리 오닐 울버햄프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놀라운 한 주였다. 6일 동안 세 경기를 치러 승점 9점을 거머쥐었다”면서 “특히나 에버턴전은 올 시즌 가장 맘에 드는 퍼포먼스였다. 선수들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명확히 이해하고 100% 소화해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어 “시즌 시작할 때 우리를 강등 후보 1순위로 꼽은 여러 전문가들에게 ‘당신들이 틀렸다’고 말해줄 수 있어 기쁘다”면서 “우리의 도전은 시즌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 덧붙였다.

2023년을 최고의 경기력과 함께 마무리 한 황희찬은 이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트로피를 목표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오는 2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로 건너가 전지훈련 캠프를 차리는 축구대표팀 일정에 맞춰 현지 합류할 예정이다. 지난 1960년 이후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6일 아부다비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A매치 평가전을 치른 뒤 10일 아시안컵 개최지인 카타르에 입성한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