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헌정사의 안전운행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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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언저리 사람들은 "당신은 글을 참 쉽게 쓴다"고 말한다.
나는 이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하여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섭렵했음은 물론,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이 남긴 자서전, 또는 관련 저서들을 최대한 구해서 읽었다.
이 말씀은 이즈음 흐트러진 실타래처럼 뒤엉킨 현 대한민국의 정국 타개책과 더욱이 앞으로 순탄해야 할 대한민국 정국을 위해 이 시점에서 내각제책임제를 공론화, 다가올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아보는 것도 좋겠다는 산골 서생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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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 기자]
▲ 1948. 8. 15. 서울, 중앙청 광장에서 열린 대한민국정부 수립 경축식 |
ⓒ NARA |
한 전직 대통령의 자서전
내 언저리 사람들은 "당신은 글을 참 쉽게 쓴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건 잘 모르는 얘기다. 한 예를 들겠다. 나는 최근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책을 펴낸 바 있다. 나는 이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하여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섭렵했음은 물론,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이 남긴 자서전, 또는 관련 저서들을 최대한 구해서 읽었다. 그리고 좀 더 자세히 알고자 그 당시 신문 기사도 검색해서 읽었다. 그뿐 아니라, 당시 그분의 친인척 비서를 비롯한 관계자들을 만나 당시 얘기도 듣고, 그분들의 연고지 - 생가, 출신학교, 주요 근무지도 답사한 뒤 그 모든 걸 1차 정리한 다음 글을 쓰기 마련이다.
"… 나는 오랫동안 대통령 중심제를 지지해 왔다. 이를 관철하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싸웠다. 그리고 국민과 함께 직선 대통령제를 쟁취하여 대통령 직을 수행했다. 그러나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은 정· 부통령제였다. … 19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직선제 개헌을 할 때 4년 중임제의 정· 부통령제를 주장했다. 그러나 이미 알려진 대로 (당시) 여당이 나와 김영삼 씨의 연대를 두려워해서 이를 극력 반대한 것이다.
지금도 정· 부통령제를 마음에 두고 있지만 또 한 편으로는 생각이 많이 달려졌다. 대통령제 하에서 10명의 대통령이 있었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같은 독재자들이 비극적 종말을 맞았지만 그 후로도 독재자나 그 아류들이 출현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이제는 대통령 중심제를 바꾸는 것도 고려해 봄직하다. 5년 담임제는 책임을 물을 방법이 없다. 이제 민의를 따르지 않는 독재자는 민의로 퇴출시켜야 할 때가 되었다.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책임제를 도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
- 김대중 지음 <김대중 자서전 2권> 586~ 587쪽에서
▲ 대한민국 제2공화국 장면 총리 |
ⓒ NARA |
대한민국 헌정사를 위하여
한때 정가에서 '대통령병 환자'라고 치부되었던, '오로지 대통령제'로 비쳤던 당사자가 자신의 대통령 임기를 다 마친 다음, 후세에 유언처럼 남긴 말이었다. 그래서 매우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이 말씀은 이즈음 흐트러진 실타래처럼 뒤엉킨 현 대한민국의 정국 타개책과 더욱이 앞으로 순탄해야 할 대한민국 정국을 위해 이 시점에서 내각제책임제를 공론화, 다가올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아보는 것도 좋겠다는 산골 서생의 생각이다. (관련기사: 일각에서 나오는 '탄핵론'... 차라리 이것은 어떤가, https://omn.kr/26hey)
내가 알기로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당시의 헌법제정 당시는 내각책임제였다. 하지만 당시 정국을 주도한 이승만은 오랜 미국 생활에서 습득한 대통령제를 선호한 까닭으로, 제헌 헌법 표결 직전에 급작스럽게 대통령제로 선회하여 대통령제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4.19 민주혁명 이후 장면 정부 때 약 9개월 내각제 정부체제였다가 1961년 5.16 쿠데타로 이후 오늘날까지 계속 대통령 중심제였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그 사이 여러 퇴임 대통령이 재임 중 독재와 비리, 불법 등으로 교도소에 가거나 심지어 현직에서 탄핵되는 불상사로 짧은 헌정사에 오욕의 역사를 남기기도 했다.
사실 5년 담임제의 대통령제는 그 임기가 헌법에 명분화로 보장돼 있다. 민의를 저버린 형편없는 대통령으로 재임 중 판명됐을 때는 난감하다. 그리하여 탄핵이라는 극약처방을 쓰게 되자 정국을 온통 혼란의 구렁텅이로 빠트리게 마련이다. 이제는 그 근본적인 원인을 헌법으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 유능한 정치 지도자가 나왔을 경우, 내각책임제라면 민의에 따라 임기에 구애받지 않고 통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에 대한 대안으로 현행 대통령 제보다 내각 책임제로의 전환을 주장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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