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비하' 민경우 자진사퇴... "뱉어둔 말이 많아서"

박현광 2023. 12. 3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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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지명을 받았던 민경우 비대위원이 지난 30일 결국 자진 사퇴했다.

자신의 과거 발언으로 '노인 비하' '일제 식민 미화' '이태원 참사 유가족 폄훼' 논란 등 잇단 설화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자 결국 물러난 것이다.

민 비대위원은 "제 과거 발언에 대한 논란 때문에 비대위의 출발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앞으로 저의 위치에서 운동권 정치 청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짧은 소회로 사퇴를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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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설화에 한동훈 임명 강행했지만 하루만에 물러나... 여당 내부서도 "국민 눈높이 안 맞는다"

[박현광 기자]

▲ '노인 비하' 민경우 임명한 한동훈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민경우 비대위원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민 비대위원은 위원으로 지명되자마자 과거 "지금 가장 최대의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것"이라며 "빨리빨리 돌아가셔야 한다"고 말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됐다.
ⓒ 남소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지명을 받았던 민경우 비대위원이 지난 30일 결국 자진 사퇴했다. 자신의 과거 발언으로 '노인 비하' '일제 식민 미화' '이태원 참사 유가족 폄훼' 논란 등 잇단 설화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자 결국 물러난 것이다.

민 비대위원은 "제 과거 발언에 대한 논란 때문에 비대위의 출발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앞으로 저의 위치에서 운동권 정치 청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짧은 소회로 사퇴를 공지했다.

시작은 '노인 비하' 논란이었다. 민 비대위원이 "노인네들이 빨리빨리 돌아가셔야 한다"라고 한 과거 유튜브 발언이 지난 28일 보도됐다. 그러자 비난 여론이 들끓었고 대한노인회조차 민 위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일제의 식민 통치를 미화하는 듯한 역사관도 논란이 됐다. 민 비대위원은 2021년 8월 30일에 업로드 된 '주사파식 민족주의의 끝판왕! 봉오동 전투' 영상에서 "제국의 청년들이 해외 식민지를 개척하잖나. 대표적인 게 영국"이라며 "굉장히 우수한 청년들이 가서 영국 제국주의에 뭘 한다. 영국 청년들도 그랬고 독일 청년들도 그랬고 러시아도 그랬을 거고 일본의 청년들이 그랬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수 청년의 해외 식민지 개척' 사례로 일본을 거론한 것. '식민지 근대화론'과 맥이 닿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동훈은 두둔했지만... 또 터진 설화에 결국 사퇴  

하지만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민 비대위원을 두둔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지난 29일 국회에서 비대위원 임명장 수여식을 강행하며 민 비대위원을 "기득권층으로 변해버린 운동권의 특권 정치 청산에 앞장서주실 분"이라며 "386, 486, 586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동료 시민을 위한 정치를 바로 세워주실 분이라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임명장 수여식이 끝난 뒤 '민 위원 사퇴를 검토하진 않았느냐'는 물음엔 "현재로선 사퇴에 대해서 검토한 적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민 비대위원은 '이태원 압사 참사 유가족 폄훼'라는 또 다른 설화에 휩싸였다. 지난 2월 5일 유튜브 채널 '대안연대'가 생중계한 '저자와의 대화'에 출연해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막무가내로 개기잖아요"라며 "이것도 다양성이라고 인정해야 되냐 말이에요"라고 말했다. 또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너무 극단적인 진영정치는 제어해야 한다"며 "사회가 이렇게까지 몰고 가면 사실은 미국이나 브라질처럼 된다. 선거가 끝났는데 국회의사당에 몰려가서 난동을 부린다"라고 전체주의적 사고를 드러냈다.

민 비대위원의 설화가 지속하자 당에서도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민 위원이 유튜브 활동을 왕성하게 해 온 탓에 추가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뱉어둔 말이 많기 때문에 논란이 될 말이 끝없이 나올 수가 있지 않겠느냐"며 "보수 진영 일부에선 각광받을 수 있겠지만 국민 눈높이에 어긋나는 거니 그만하는 게 맞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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