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책 등극 ‘세이노’…자기계발서가 휩쓴 ‘씁쓸한’ 서점가

장수정 2023. 12. 31.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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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작가가 쓴 자기계발서가 2023년 서점가를 달궜다.

교보문고와 예스24의 2023년 도서시장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출간된 자기계발서 '세이노의 가르침'이 두 서점에서 모두 연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세이노의 가르침'은 1000억원대 자산의 보유한 자수성가라는 정보 외에는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저자의 자기계발서지만, 70만부를 판매하며 올 한 해 서점가를 장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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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씽’·‘역행자’ 등도 톱10 안에 포진

익명의 작가가 쓴 자기계발서가 2023년 서점가를 달궜다. 이미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던 글들을 모아 출간된 책이지만, 팬덤은 다시 지갑을 열었다. 교보문고와 예스24의 2023년 도서시장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출간된 자기계발서 ‘세이노의 가르침’이 두 서점에서 모두 연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전문가의 어려운 조언보다는 자신의 관심사에 맞는 주제를 어렵지 않게 다룬, 이 같은 자기계발서가 서점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세이노의 가르침’은 1000억원대 자산의 보유한 자수성가라는 정보 외에는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저자의 자기계발서지만, 70만부를 판매하며 올 한 해 서점가를 장악했다. 과거 온라인에서 공유됐던 저자의 글이 큰 관심을 받으면서 팬덤이 형성됐고, 이 인기가 출간으로 이어졌다. 이후 수개월 동안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며 꾸준히 사랑을 받았다.

‘세이노의 가르침’ 외에도 여러 분야의 자기계발서가 독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교보문고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게리 켈러의 ‘원씽’과 유튜버 자청의 ‘역행자’가 각각 2위와 3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김미경의 마흔수업’도 7위에 올랐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종합 100위 안에도 자기계발서는 지난해 12종에서 올해 15종으로 증가했으며, 작년보다 20.8% 판매가 늘었다.

예스24 ‘2023년 도서판매 동향 분석 자료’를 통해 공개된 판매 순위 톱10에서도 ‘김미경의 마흔수업’이 2위, ‘원씽’이 10위를 차지했다.

책을 통해 개발, 성장을 꿈꾸는 독자들에게 자기계발서는 매력적인 장르다. 이에 늘 인기의 한 축을 차지하던 자기계발서지만, 올해엔 그 활약이 유독 두드러졌다.

특히 재야의 고수, 또는 유튜버가 친근하게 조언을 건네는 자기계발서들이 독자들의 선택을 이끄는 모양새다. 재야의 고수가 쓴 ‘세이노의 가르침’은 물론, ‘역행자’도 자수성가한 청년 사업가로 알려진 유튜버 자청이 쓴 책인데, 이들을 롤모델 삼는 팬덤까지 이미 구축이 돼 있었다.

책을 통해 관심사를 공유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또한 팬덤이 서점가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이것이 긍정적인 가능성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렇듯 한 분야의 폭발적인 인기를 이끌며 출판계에 활력을 불어넣은 사례들이 적지 않다.

다만 자기계발서가 연간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지나치게 가벼워진 분위기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이어진다. 깊은 사유를 유도하는 것이 아닌, 직접적인 조언으로 메시지를 남기는 자기계발서가 이렇듯 서점가를 장악하는 것에 대해 씁쓸하다는 반응인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기계발서는 물론, 다양한 주제의 에세이까지. 꼭 유명인이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것이 수월해진 것은 맞다. 전자책을 비롯해 출간 방법도 다양해지면서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있는 것인데, 이것을 굳이 나쁘다고 할 순 없을 것 같다. 독자들이 호응을 보낸다는 것은 그만큼 공감한다는 것인데, 니즈를 잘 겨냥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우려 지점도 없진 않았다. 이 관계자는 “신선하고, 또 가볍게 주제를 전달하는 점에서 진입장벽을 낮추는 효과도 있지만, 이 과정에서 어느 정도 필요한 수준을 갖추지 못한 글들도 많은 것은 사실이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도서도 필요하지만, 쏠림 현상이 우려되는 이유이지 않을까. 여러 장르의 도서가 고루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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