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가 접속탄 발사"…러 접경지 14명 사망

[한국경제TV 조시형 기자]

우크라이나가 전쟁 발발 이래 최대 규모의 공습을 당한 다음 날인 30일(현지시간) 러시아를 향해 공격을 감행했다고 AP, AFP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국제적으로 사용이 금지된 '집속탄'으로 공격해왔다고 주장하며 국제사회의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러시아 비상사태부에 따르면 이날 낮 서부 벨고로드에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이 집중되며 시내에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성인 12명과 어린이 2명 등 총 14명의 사망자가 나왔으며, 부상자는 어린이 15명을 포함한 총 108명으로 집계됐다. 역시 우크라이나와 접경한 브랸스크 지역에서도 아동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벨고로드는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불과 30㎞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역이다.

이날 공습으로 벨고로드 시내에서는 10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약 40개의 민간 시설물이 파괴됐다고 타스 통신은 전했다.

크렘린궁은 이날 벨고로드 상황과 관련해 보고받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하일 무라시코 장관 등 보건부 인력을 현장에 급파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군이 체코산 RM-70 '뱀파이어' 다연장로켓은 물론 금지된 집속탄 형태의 빌카(Vilkha) 미사일 2발을 벨고로드 시내에 무차별적으로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포탄 대부분이 격추됐지만, 일부가 도시를 타격하면서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군 시설이나 그와 연관된 인프라만 공격해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전장의 패배로부터 관심을 돌리고, 러시아군이 비슷한 행동을 하도록 도발하려고 이 같은 공격을 감행한 것"이라며 "이번 범죄는 처벌받지 않고 지나갈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벨고로드에 대한 테러 공격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논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러시아는 안보리 회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이번 공격의 배후에는 영국이 있으며, 영국은 미국과 협력해 우크라이나가 테러를 저지르도록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전날 러시아는 미사일 122발, 드론 36대를 동원해 키이우와 하르키우, 오데사, 드니프로 등 우크라이나 전역을 포격했다.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최대 규모 공습이었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전날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가 총 39명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거의 120개의 도시와 마을이 피해를 당했고, 수백개의 민간 시설이 파괴됐다"고 말했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