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자산운용 수익률 3% '턱걸이'…새 회계 '두 얼굴'
업계 평균 3.02%로 연초보다 하락
변화무쌍 영향력에 깊어지는 고민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자산을 굴려 얻은 수익률이 3%대에 턱걸이 하는 수준까지 주저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이 올해부터 가동되면서 자산운용 성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컸지만, 펼쳐진 현실은 오히려 반대인 모습이다.
자산운용의 성과가 보험사 실적에서 갖는 중요성은 더욱 커지는 가운데, 변화무쌍한 새 회계의 두 얼굴이 보험업계에 고민을 안기는 분위기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22개 전체 생보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평균 3.02%로 지난 1분기보다 0.09%포인트(p) 떨어졌다. 운용자산이익률은 보험사가 보유 자산을 현금이나 예금, 부동산 등에 투자해 올린 성과 지표로, 이 수치가 낮아질수록 자산운용의 효율성이 나빠지고 있다는 의미다.
생보사별로 보면 메트라이프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이 1.43%로 같은 기간 대비 0.79%p 낮아지며 최저를 기록했다. 라이나생명 역시 1.65%로, BNP파리바카디프생명도 1.65%로 각각 1.85%p와 0.16%p씩 하락하며 해당 비율이 1%대에 그쳤다.
이밖에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2.26%) ▲KDB생명(2.51%) ▲미래에셋생명(2.60%) ▲처브라이프생명(2.64%) ▲NH농협생명(2.75%) ▲한화생명(2.76%) ▲AIA생명(2.76%) ▲신한라이프생명(2.95%) ▲동양생명(2.97%) 등의 운용자산이익률이 2%대에 머물렀다.
이처럼 생보업계의 자산운용 효율이 떨어진 건 당초 예상과는 다소 어긋난 결과다. 올해 들어 보험사에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9과 IFRS17이 적용되면서, 관련 실적이 더 좋아질 것이란 예측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우선 IFRS9으로 자산 수익을 인식하는 구조가 유리하게 바뀌었다. 보험사는 고객이 맡긴 돈을 주로 채권에 투자하면서, 지난해까지를 이를 매도가능증권과 만기보유증권으로 나눠 운영해 왔다. 그런데 IFRS9을 적용하기 전에는 일반적으로 매도가능채권을 손익계산서에 포함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매도가능채권에서 발생하는 수익과 손실을 손익계산서에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이자 손익을 끌어 올리는 요인이 됐다.
부채를 계산하는데 도입된 IFRS17도 순이익을 증가시킬 요소로 점쳐졌다. IFRS17에서는 과거 원가로 평가했던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고, 손익도 현금흐름 대신 전체 계약 기간으로 나눠 인식한다. 이로 인해 IFRS17을 적용하면 이전 회계기준보다 부채가 축소되는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그럼에도 생보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이 악화된 건 금융시장의 변동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새로운 회계기준이 이런 영향을 한층 더 부각시키는 구조를 갖고 있어서다.
IFRS9에서 보험사의 금융 자산은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PL)과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상각후원가측정금융자산으로 나눠 관리된다. 그 중에서도 새 회계에 따라 도입된 FVPL은 보험사의 실적에 미치는 직접 영향력이 가장 큰 항목이다. FVPL로 분류된 자산은 시가로 평가되는 만큼 금융시장의 가치가 계속 변동하고, 이렇게 평가된 공정 가치가 매 분기 당기순이익에 곧바로 포함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FVPL 비중이 수익증권을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금융 자산의 가치 변화가 보험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다. 보험사는 이전까지 수익증권을 대부분 재량에 따라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해 오면서 수익증권의 이자·배당수익 만을 손익에 반영해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IFRS9 하에서 수익증권 항목 중 배당이 발생하는 자산군이 FVPL에 편입되면서 대부분의 수익증권 평가손익이 손익에 반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 측면에서 새 국제회계기준이 가져다주는 장점이 있지만, 시장 상황에 따른 불확실성의 영향이 더 극명해질 수 있는 만큼 안정적인 관리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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