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우, 임명 하루만에 '한동훈 비대위' 사퇴…"누 끼치고 싶지 않아"

'노인 비하' 발언으로 논란 일어
한동훈, 대한노인회에 직접 사과
했지만…하루 만에 '사퇴 결정'

지난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경우 비대위원이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민경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30일 전격 사퇴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비대위원으로 임명한지 하루 만이다.

민 위원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저는 오늘 비대위원직을 사퇴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민 위원은 "제 과거 발언에 대한 논란 때문에 비대위의 출발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앞으로 저의 위치에서 운동권 정치 청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내놨다.

민 위원은 지난 10월 한 유튜브 채널에서 "지금 가장 최대의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것"이라며 "빨리빨리 돌아가셔야"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또한 과거 일제의 식민 지배에 대해 "우수한 일본 청년들이 해외 식민지를 개척한 것"이라는 발언이 조명되며 '일제찬양'이라는 비난도 일었다.

다만 민 위원 입장에서 이번 사안은 억울한 측면이 적지 않다. 소위 '노인 비하' 발언은 양자 역학 사례를 들어 앞선 세대들이 사라져야 다음 세대에 의해 새로운 이론이 정립된다는 설명을 하다가 나왔다. 운동권 퇴진과 세대 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과한 발언이 나왔던 셈이다.

이에 해당 방송에서 민 위원은 즉시 사죄했고, 지난 29일 첫 비대위 회의에서도 "노인을 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공식 사과했다.

일본 청년 관련 발언은 영화 '봉오동 전투'에 관한 대화에서 나왔다. 영국이 케인즈 등 인재들을 식민지였던 인도에 파견한 것처럼, 일본 역시 자국의 우수한 인재들을 조선에 보내 식민 통치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일본 청년들이 희화화 되거나 우습게 묘사되는데 이는 과도한 반일주의적 관점이며 역사를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앞뒤 맥락을 자른 채 '노인비하' '일제찬양'으로 야권의 집중 포화를 받으며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운동권 출신으로 민주당 86 정치인 퇴진의 선봉장 역할이 기대됐지만 힘이 빠지면서 다소 아쉬운 결정을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