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만 입고 오세요" 전쟁 中 반나체 파티 연 러시아 방송인 벌금형

파티 참석 유명인 공연·광고 취소 후폭풍
SNS에 "두 번째 기회를 달라" 선처 호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한 방송인이 '반나체 파티'를 열어 논란을 빚었다. 이 방송인은 결국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9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러시아 방송인 겸 인플루언서 아나스타시야 이블리바는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지방법원으로부터 공공질서를 어긴 혐의로 10만루블(약 143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유명인사 파티 현장. [사진=인스타그램@AGENTGIRL]

이블리바는 지난 20일 모스크바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인기가수 키르코로프와 래퍼 바시오 등 유명 인사들을 초대해 속옷만 입고 즐기는 란제리 파티를 개최했다.

파티 영상이 공개된 후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지하는 친정부 인사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은 이블리바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 두 번째 기회를 달라"며 선처를 호소하고, 파티 티켓 판매 수익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파티에 참석한 래퍼 바시오는 맨몸에 양말만 두른 채 참석했다 15일간의 구금형에 처했고, 다른 유명 인사들은 콘서트나 광고 계약이 취소됐다.

가수 롤리타 밀리야브스카야는 공연이 취소됐고 TV 방송에도 못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가수로 알려진 러시아 팝스타 필리프 크르코로프는 "누구나 잘못된 문을 통과하는 순간이 있다"며 문제의 파티에 참석한 것은 실수라고 호소했다.

크렘린궁은 나체 파티 논란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피했으나, 시민 22명이 '도덕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이블리바에게 우크라이나전 참전자 후원단체에 10억 루블(약 143억원)을 기부할 것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한편, AP통신은 현지 소식통을 통해 러시아가 지난 29일 아침 우크라이나 전역에 개전 이래 최대 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러시아군은 이번 공습에 미사일 122발과 무인기 36대를 동원했다. 이로 인해 31명이 사망하고 160명 이상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수도 키이우에서만 9명이 숨졌고 이 밖에 대도시에서도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