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이낙연 탈당 시사에…“신당 창당이라는 흉기로 위협” 비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의 회동이 끝내 빈손으로 끝나자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 수순을 밟겠다고 밝혔다. 이에 친명계 일부 의원들은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으로 이 대표를 협박한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대표와 이 전 대표는 30일 서울 중구 덕수궁 인근의 한 식당에서 약 50분간 비공개 회동을 했다. 어렵사리 성사된 회동이었지만 이들은 이 대표의 2선 후퇴,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에 대해 이견만 확인했다.
회동 종료 후 이낙연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변화 의지를 이재명 대표에게 확인하고 싶었으나, 안타깝게 확인할 수 없었다”면서 “제 갈 길을 가겠다”며 신당 창당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그러자 친명계와 이 대표 지지자들은 이 전 대표를 비판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 전 대표를 향해 “신당 창당이라는 흉기로 78%의 당원이 선택한 현직 당대표에게 사퇴하라고 협박하는 것이 가치 있는 길이냐”며 “협박하지 말고,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통합의 길을 선택하시길 바란다. 그것이 김대중·노무현의 정신이자 가치”라고 말했다.
이어 “이낙연 전 대표가 도탄에 빠진 국민들을 생각하고, 78%의 당원들을 존중한다면, 분열을 조장해선 안 된다”며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힘을 모아 통합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준병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이 전 대표의 요구 사항에 대해 “대선 경선 결과에 대한 불복”이라고 했다.
협의 결렬이 아쉽다는 반응도 나왔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민주당 혁신과 개혁을 위한 방법에 차이가 있었을지는 모르나, 선당·애당의 문제의식을 의심하는 국민과 당원은 없다. 그렇다면 두 분 모두 서로가 수용,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가지고 조율, 소통했어야 한다”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내놨다.
박 전 원장은 “결별의 명분만 쌓여 가는 오늘, 걱정과 만감이 교차한다”며 “지금부터라도 두 분 전·현직 대표께서는 더 소통하고 조율해서, 국민과 당원에게 상처와 실망을 주시지 않아야 한다고 거듭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과 당원 커뮤니티 ‘블루웨이브’ 등에도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재명이네 마을에서는 ‘앓던 이가 빠졌다’, ‘속이 시원하다’, ‘할 만큼 했다’, ‘나가라’며 이 전 대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당원은 블루웨이브에서 “둘이 하나가 안된다면 둘 중 하나가 나가면 된다”며 “드디어 통합이 완성돼 간다”는 반응을 보였다.
비명계로 최근 탈당한 이상민 무소속 의원은 “민주당은 이미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변질된지 오래고, 부패·비리에 윤리 불감증, 무기력증 등으로 만신창이가 되어 있어 더 이상 고쳐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있다”며 “민주당에 대해 미련을 가질 때가 아니라 폐기 처리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재명과 그 공범자들, 개딸들을 퇴출시키지 않고 그냥 방치했다가는 머지않아 크게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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