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 전격 회동…갈등만 확인하고 갈라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30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인근 식당에서 전격 회동했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 전 대표가 올해 연말까지 이 대표 사퇴 및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신당을 만들겠다고 예고한 상황에서 성사된 만남이었지만 끝내 갈등을 봉합하지 못했다.
이날 회동은 오전 10시에 시작돼 약 50여분간 이뤄졌다.
이재명 대표는 회동을 마친 후 "당에 부족함이 많다고 생각될 수 있고 부족한 점이 있겠지만 당을 나가는 것은 길이 아닐 것이라고 간곡히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경우라도 가능한 길을 찾아 단합을 이뤄내고 그 힘으로 절망을 이겨내야 한다고 말씀드린다. 총리님께서 다시 한번 깊이 재고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자리를 떴다.
이낙연 전 대표는 "변화의 의지를 이재명 대표로부터 확인하고 싶었지만 확인할 수 없었다"며 "민주당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김대중 노무현이 구현하려 했던 가치와 정신, 품격을 지키는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형편없는 폭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국민으로부터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단합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오늘 민주당의 변화 의지를 확인할 수 없었던 것은 매우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통합비대위 관련된 이야기가 있었냐는 질문에는 "(이재명 대표가) 그걸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그동안 당 안팎에서 충정어린 제안이 있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응답을 기다렸으나 어떠한 응답도 하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탈당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차차 말씀드리겠다. 조금 더 가치있는 일을 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회동에 이 대표 측에서는 천준호 비서실장과 김영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 박성준 대변인이, 이 전 대표 측에서는 비명(비이재명)계 윤영찬 의원이 동행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추후 회동은 없다고 말했다. 대표직 사퇴에 대한 요구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선 "이재명 대표가 사퇴나 비대위를 수용하기는 어렵다고 말씀하셨다"고 답했다. '제3의 안'이나 공동선대위원장과 관련한 논의에 서도 "그런 내용은 없던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
그는 이어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당은 기존 시스템이 있다. 당원과 국민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 따라서 사퇴나 비대위를 수용하기 어렵다. 엄중한 시기인데 당을 나가는 것보다 당 안에서 가능한 길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단합이다"라는 것이다.
또 "당 안팎에서 혁신에 대한 충정어린 제안이 있었는데 이재명 대표의 응답이 나오지 않았다. 지난 7월 이재명 대표를 만났을 때부터 혁신을 통한 단합을 강조했지만 혁신이 이뤄지지 않고 그 반대로 갔다"고 이 전 대표의 우려를 전달했다.
이어 "당을 지키는 것은 당 정신을 지키는 것이어야 한다. 양당을 떠난 국민도 국민이고 민주당을 떠난 국민도 모셔오는 것이 정치발전에 도움이 된다"며 "민주당이 잘 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수십 년 지켜온 가치와 품격을 유지해야 한다. 지금 민주당에 그런 기대를 갖기 어렵게 됐다"고 이 전 대표의 발언 요지를 전했다.
이해준·성지원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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