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00대 부자, 올해 1948조원 더 벌어…머스크 1위, 이재용 228위
로레알 창업자 손녀 등 눈에 띄게 자산 증가
올해 한 해 세계 500대 부자의 순자산이 총 1조5000억달러(약 1947조75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한해 자산을 가장 많이 늘린 사람은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였다. 한국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유일하게 500대 부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블룸버그 통신은 29일(현지시간) ‘억만장자 지수(Billionaires Index)’ 집계를 통해 세계 500대 부자의 순자산가치 총액은 지난해 1조4000억달러(약 1817조9천억원)가량 줄었으나, 올해 완전히 반등해 작년 감소분을 회복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두드러지게 재산을 불린 부호로는 키엘, 랑콤, 메이블린 뉴욕 등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한 로레알 창업자의 손녀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예(70) 등이 꼽혔다. 메이예는 로레알 주가가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자산가치가 40%(286억달러) 상승, 순자산이 1000억달러(약 129조8500억원)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메이예는 세계 12위 부자이자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인 한편, 100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최초의 여성으로 기록됐다.
반대로 올해 크게 자산을 잃은 부자로는 손정의(66) 소프트뱅크 회장 등이 꼽혔다. 손 회장의 순자산은 현재 114억달러(약 14조8029억원)로 184위다.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가 거액을 투자한 공유 오피스업체 위워크의 파산 등 여파로 올해 11억달러(약 1조4284억원)의 자산을 잃었다. 블룸버그는 명성에 타격을 입은 손 회장의 사업이 내년에도 수월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그는 닷컴 붕괴로 수백억달러의 손실을 본 뒤 다시 일어나는 등 더 깊은 수렁에서 빠져나온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 창립자 자오창펑(46)은 여러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자산은 오히려 크게 불어났다. 그는 올해 미국에서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자금세탁 위반 혐의 등에 유죄를 인정한 뒤 거액의 벌금을 냈지만, 가상화폐 시세가 반등하면서 자산이 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그의 순자산은 작년보다 248억달러(약 32조2028억원) 늘어난 총 374억달러(약 48조5639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35위에 해당한다
인공지능(AI)을 둘러싼 뜨거운 관심에 힘입어 관련 기업의 주가가 대폭 상승하면서, 기술 분야 억만장자들의 순자산 총액이 무려 연간 48%(6580억달러, 약 854조1130억원) 늘어난 것도 눈에 띈다. 블룸버그는 “부자들의 재산은 경기 침체 우려와 인플레이션, 고금리, 지정학적 혼란 속에서도 기술기업 주식들의 기록적인 강세 덕에 크게 불어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중에서도 세계 최고 부자인 머스크는 올해 자산을 가장 많이 늘린 사람으로 꼽혔다. 그의 순자산은 전날 증시 종가 기준으로 연간 954억달러(약 123조8769억원)가 늘어 총 2320억달러(301조2천520억원)가 됐다. 테슬라 주가가 연간 101% 올라 연초 대비 2배 수준이 됐고, 비상장 기업인 스페이스X의 가치가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 사업 등의 성공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덕분이다. 머스크는 지난해 자산가치가 1380억달러(179조1930억원)가량 하락,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에게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내줬다가 올해 탈환했다.
명품 수요 둔화로 LVMH 주가가 내려간 탓에 세계 2위 부자로 밀린 아르노 회장(총 자산가치 1천790억달러)의 순자산은 머스크보다 530억달러(약 68조8205억원)가량 더 적다. 그 뒤를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올해 순자산 713억달러(약 92조5831억원)를 추가, 총 1780억달러(약 231조1330억원)로 뒤쫓고 있다.
한국인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8위로 세계 500대 부호 명단에 유일하게 포함됐다. 이 회장의 순자산가치는 올해 33억8000만달러(약 4조3889억원) 늘어 99억달러(약 12조8552억원)가 됐다.
한편 미 경제지 포브스가 집계한 2023년 세계 억만장자 통계에 따르면 억만장자가 가장 많은 국가는 735명이 등록된 미국이다. 중국(562명)이 2위, 인도(169명)가 3위다. 전체 억만장자 순위에서 9위에 오른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의 무케시 암바니 회장은 832억달러의 순자산을 기록, 아시아 최고 부자로 조사됐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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