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현 "이낙연, 1월 첫째주 의사표시…2월엔 '신당 바람'"
"1월 첫째주부터 신당 만드는 일 본격화
이미 당헌당규와 정강정책 충분히 고민
바람 일어나면 의원들 서로 오려 할 것"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비서 출신으로 DJ계 적통으로 분류되는 전직 6선 중진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월 첫째주에 탈당과 신당 창당 선언을 할 것이며, '이낙연 신당 돌풍'은 2월쯤에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석현 전 부의장은 이 전 대표에 앞서 29일 민주당을 '선도 탈당' 했다.
이석현 전 부의장은 29일 저녁 YTN라디오 '뉴스정면승부'에 출연해 "이낙연 전 대표는 1월 첫째주에 국민들에게 뚜렷한 의사표시를 할 것이기 때문에 탈당과 신당을 만드는 일도 그 때 본격화될 것"이라며 "신당 바람은 2월쯤이면 일어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날 오전 이 전 부의장은 더 이상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私黨化)'를 좌시할 수 없다며 선도 탈당과 함께 '이낙연 신당' 창당 실무 작업에 참여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와 관련, 이석현 전 부의장은 "이낙연 대표가 당에다가 연말까지 시한을 제시했는데도 민주당의 태도 변화 조짐이 전혀 없다"며 "시간만 끌 수 없고 신당도 급한 것이니까, 내가 창당 준비 전 단계인 예비 단계를 이낙연 대표와 함께 지금까지 해왔다"고 드러냈다.
아울러 "탈당과 신당을 만드는 일은 (이낙연 전 대표가 1월 첫째주에 선언을 한 뒤인) 그 때 본격화될 것"이라면서도 "실무적인 준비가 있어야지 갑자기 신당이 되는 것은 아니니까, 이미 지금 당헌·당규나 정강·정책에 관해서는 우리 실무자들이 충분히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의 초미의 관심사인 민주당 현역 의원들의 '이낙연 신당' 가세 규모에 관해서는 지금으로서는 현역 의원 참여를 위한 설득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게 맞다고 토로하면서도, 2월쯤 '이낙연 신당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의원들은 저절로 모여들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석현 전 부의장은 "실은 의원들을 신당에 참여시키기 위한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며 "그래서 지난 번에 비명계(혁신계) 의원들이 '이낙연 신당은 우리와 상의가 없다'고 했던 말은 맞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원들이 중요한 게 아니라 민심이 중요하다. 숨어있는 중도 민심은 물로 말하자면 '아랫물' 같아서 윗물은 시끄럽게 소리가 나지만 아랫물은 밑에서 도도히 흐른다. 이 숨은 민심에 우리가 호소해서 파고드는 게 (총선) 승리의 길"이라며 "의원들은 가장 현실적이기 때문에 이제 신당 바람이 일어나면 서로 (가세)하려고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당 돌풍'을 낙관하는 근거로는 "현재 우리 국민들 여론이 '윤석열도 싫고 이재명도 싫다'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도가 40%가 안되는데도 민주당 지지도도 50% 이상 되지 않는다"며 "신당이 지금까지 자기 생각을 반영할 길이 없었던 중도 민심을 대변할 것이라는 걸 알게 되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호응하리라 본다. 신당이 만들어질 때부터 환영하는 소리가 나온 적은 과거에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DJ와 연청·민추협으로 인연 맺은 정통파
"이낙연 신당 창당하면 정통성 가져온다
호남에 진정한 선택권, 수도권서도 바람
정세균과도 안양에서 저녁 같이 먹었다"
이 전 부의장은 이낙연 전 대표와는 서울법대 동문이다. 이 전 대표는 1970년 입학해 1974년 졸업해 서울법대 28회 졸업생이며, 이 전 부의장은 1971년 입학해 1978년 졸업해 32회 졸업생이다. 이 전 부의장은 서울법대 재학 중 △이후락 중앙정보부장 비판 필화 사건 △대학생 교련 교육 반대 투쟁 등에 연루돼 이 전 대표에 비해 졸업이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졸업 이후 DJ의 정치조직인 민주연합청년동지회(연청)에 이어 김영삼·김대중 양김 씨의 대중조직인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에 몸담으면서 본격적으로 'DJ의 비서'로 연을 맺었다. 이 전 대표도 동아일보 출입기자 시절부터 DJ가 각별히 아끼다가 직접 정치권에 발탁한 사례이기 때문에, 이 전 부의장은 '이낙연 신당'이 창당된다면 그 정당이 DJ의 정치적 정통성을 계승하는 정당이 된다고 확언했다.
이석현 전 부의장은 "DJ 새정치국민회의 때 내가 국회의원 아니었느냐. 그 당시 '김대중 선생'이라고 하던 때인데, 나는 선생의 비서로 있으면서도 정치개혁 모임을 만들어 바른말을 했었다"면서도 "그런다고 공천 안 주는 일은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왜 의원들이 줄을 서서 연판장을 하느냐. 약자가 강자에게 하는 게 연판장이고, 힘센 사람에게 하는 것은 줄서기"라며 "줄을 서지 않으면 공천이 어렵다고 생각하니까 그런 일을 하는 것인데, 그렇게 만든 게 이재명 대표다. 그러니 '이재명 체제로는 안되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전 부의장은 전북 익산 출신으로 호남 출향민이 적지 않은 경기 안양시에서 당선과 낙선을 반복하며 6선 고지에 올랐다. 그 자신도 출향민인 이 전 부의장은 '이낙연 신당'이 창당될 경우, 호남에서 건전한 정치적 경쟁 관계를 형성해 유권자들에게 실질적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은 물론 수도권에도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석현 전 부의장은 "호남 주민들은 선택권이 사실상 없다. 민주당이 공천해놓으면 국민의힘은 싫으니까 그냥 공천하는 사람을 '울며 겨자먹기'로 뽑는 식"이라며 "그것은 정말 잘못된 것이고 호남 주민들께도 진정한 선택권을 드려서 가열찬 경쟁 끝에 (국회의원에) 당선되게 해야 된다"고 밝혔다.
이어 "경쟁 없이 공천장이 바로 당선장인 게 정상적인 상황이냐. 호남 주민들께도 '신당이냐 민주당이냐'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드리는 게 우리 정치 발전을 위해서 좋다"면서도 "호남만을 생각하는 게 아니다. 전국정당으로서 전국에 후보를 내기 위해 내밀하게 물밑 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정세균 대표도 내가 며칠 전에 안양에서 저녁을 먹었다"며 "지금 상태에서도 '신당이 좋냐 나쁘냐' 그러면 상당히 의미 있는 수치가 '신당 지지'로 나오던데, 앞으로 가시화되면 더 많이 나오고 수도권에서도 상당한 게 나올 것이라 보고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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