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이순신 마침표 김한민 감독 “임진왜란 8부작 도전”
임진왜란 정치외교 다룰 예정
‘오성과 한음’ 이덕형 주인공
‘명량’, ‘한산: 용의 출현’(한산)에 이어 이순신 장군과 임진왜란을 다룬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노량)가 호평을 받으며 순항 중이다. 지난 20일 개봉한 영화는 빠른 속도로 관객 수를 늘리며 연말 극장가를 장악하고 있다.
이순신 3부작은 김한민 감독의 열정과 뚝심으로 완성됐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김 감독은 “10년 동안 ‘천행(天幸)’이 있었다. ‘명량’ 때는 세월호 사고가 있었기에 인근 해역에서 촬영한 영화를 개봉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며 “‘한산’과 ‘노량’은 코로나19 때문에 언제 촬영이 중단될 지 알 수 없었다. 사회적으로도 위기의 순간에 이순신 영화들을 찍게 됐다”고 돌이켰다.
처음부터 이순신 3부작을 계획하고 프로젝트를 시작한 건 아니었다. 그는 “역사 3부작을 기획하고 있었다.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봉오동 전투’(2019)를 제작하고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최종병기 활’(2011)을,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명량’(2014)을 찍었다”며 “‘명량’을 준비하면서 이순신이란 인물을 더 연구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이순신 3부작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이 임진왜란 시기 이순신에 대한 영화들을 만든 건 이순신을 이 시대에 재조명하는 것이 의미있는 일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는 “해전마다 특징이 있고 이순신의 모습이 각기 달랐다. ‘명량’의 이순신은 모두가 좌절에 빠져있을 때 두려움을 용기로 바꿔 상황을 전환시켰고, ‘한산’의 이순신은 수세적인 전쟁 국면에서 치밀한 준비와 전략으로 조선의 상황을 공세로 바꿨다”고 말했다.
마지막 편은 ‘올바른 끝맺음’에 관한 이야기다. 김 감독은 “모두가 끝났다고 생각한 전쟁의 중심에서 이순신은 ‘지금 완전한 항복을 받아내야 한다’는 고독한 판단을 내리고 돌아가는 적들을 집요하게 쫓았다. 그런 것들을 수행해 내는 정신을 복기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단순히 전편의 흥행에 따른 속편의 확장이 아니라 하나 하나가 작품 자체로서 갖는 의미가 충분했다”고 강조했다.
매 편 대규모 해상전투 장면을 촬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에게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있었다. 김 감독은 “전편들이 호응을 얻었다고 해도 ‘노량’에선 힘들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관객들에게 이렇게까지 치열하게 보여줘야 하는 이유’를 찾는 게 절실했다”며 “이순신이 왜 목숨을 바쳐서까지 노량해전을 하려고 했는지에 대한 답을 찾고 나서 돌파가 가능했다”고 털어놨다.
‘명량’은 바다에 나가 해전을 찍었지만 나머지 두 편은 배를 물에 띄우지 않고 촬영했다. 강릉 스피드 스케이트 경기장에 초대형 세트를 만들고 실제 크기의 판옥선과 거북선 등을 제작했다. ‘노량’에서 100분 이상의 해전은 시각 특수효과(VFX) 기술로 구현됐다.
그는 “길이가 긴 만큼 해전을 리듬감 있게 설계하는 게 중요했다. ‘한산’ 촬영이 끝나고 2개월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노량’ 촬영이 시작됐다”며 “후반 컴퓨터그래픽(CG) 작업은 25개 업체 800명의 인원이 품을 들여 작업했다”고 말했다.
영화를 끝낸 김 감독은 임진왜란을 다룬 8부작 시리즈물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캐스팅을 비롯해 구체적인 사항들이 많이 진전돼 있다. 영화 3부작이 전쟁 액션영화라면 시리즈에선 임진왜란 7년 간의 정치외교사가 흥미진진하게 돌아간다”며 “‘오성과 한음’ 이야기에 나오는 한음 이덕형을 주인공으로 하는 정치드라마”라고 소개했다.
이어 “당시 명나라, 일본 사이에서 조선의 입장을 주장한 것이 이덕형과 이순신이다. 요즘의 정치외교에도 그들의 전략과 지혜는 배울 만하다”고 덧붙였다.
그에게 이순신은 어떤 의미일까. 왜 역사 이야기를 계속 하는걸까. 김 감독은 “마음이 심란할 때 난중일기를 보면서 용기와 위로를 받는다. 우리가 국가적 정체성이나 방향성을 고민할 때도 이순신의 정신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역사 속 한 줄에서 숨결이 느껴진다. 계속해서 호기심을 자극하고 더 파헤쳐보게 된다”며 웃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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