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인생을 갈아 넣어..." 강소기업 대표의 바람
[신송우 기자]
▲ "이무형 바치코리아㈜ 대표" 이무형 바치코리아㈜ 대표는 소부장 생산 강소기업으로서의 기술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
ⓒ 신송우 |
'바치코리아㈜'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를 생산하는 강소기업이다.
2003년 창업한 '바치코리아(주)'는 의료용 장비, 로봇 부품의 국산화 및 생산, 대구경 배관 압착기 제조 판매, 반도체용 고진공 펌프 수리업무, 풍력 및 전기차 관련 개발 업무 등을 주력업종으로 탄탄하게 성장해 온 기업이다.
그 결과, '백년소공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백년소공인'은 15년 이상 한 분야에서 장인정신을 갖고 꾸준히 사업장을 운영해 온 소공인 점포 가운데 중소벤처기업부에서 그 우수성과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인증한 곳을 의미한다. '바치코리아(주)'는 2021년에 이어 2023년에 '인천시 소상공인경영대상'을 수상하며 건전성과 지속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이다.
회사이름 '바치'는 '장인', '기술자'를 의미하는 우리말로 기술자로서의 자부심과 장인정신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바치코리아㈜'의 이무형 대표는 <소상공인매거진/인천게릴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공고를 졸업하고, 기능올림픽에도 출전했던 40년째 기름밥을 먹고 있는 기술자이다. 저는 기름때 묻은 제 작업복이 가장 자랑스럽다"며 "바치코리아는 저의 40년 인생을 갈아 넣은 또 하나의 '이무형'이다"라고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 그만큼 회사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이 대표는 "회사를 창업한 지 올해로 꼭 20년째다.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난 20년간 단 한해도 매출이 감소한 적이 없다. 적게라도 꾸준히 성장해 왔다"며 "이는 어렵고 열악한 상황에서도 묵묵히 일해 준 우리 직원들의 공로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우리 직원들을 단순히 직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입바른 소리 같겠지만 정말 가족처럼 생각한다. 젊은 직원들은 내 자식, 조카같이 생각하고 그들의 고민에 함께 귀 기울이며,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최대를 해주려 노력한다"며 "요즘 젊은이들이 보면 꼰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장 이전에 인생을 먼저 산 선배로서 우리 직원들이 혹여 저와의 인연이 다해 우리 바치를 떠나더라도 이곳에서의 시간에 무엇이라도 남았길 바란다. 그래서 때론 잔소리도 하고, 훈계도 한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직원들이 제 진심을 이해하고 잘 따라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느 소기업과 마찬가지로 인력난이 고민거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 대표는 직원 복지에 소홀함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솔직히 대기업만큼 급여를 주기는 힘든 것이 현실이다. 마음 같으면 오히려 더 주고 싶지만 그게 힘든 현실에서 그래도 우리 직원들이 노력하고 애쓴 만큼 최대한의 대가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대표로서 저의 목표이다"라며 "그래서 정부와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청년 프로그램에 빠짐없이 가입하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직원 여가 활동을 위해 사내에 당구대, 스크린 골프 등을 설치해 휴식시간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 "2023 인천시 소상공인 경영대상 시상식" 이무형 바치코리아㈜ 대표는 자신 이후 사업 승계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사진은 이무형 대표(왼쪽)가 '2023 인천시 소상공인 경영대상 시상식'에서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표창을 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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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승계, 아들도 조카도 하지 않으려 해…나 이후 사업 이어질까 고민"
또한 '바치코리아(주)'는 사회공헌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예전에 한 드라마에서 '財上平如水 人中直似衡(재상평여수 인중직사형.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이라는 말을 들었다. 옳은 말이다. 지금 내 주머니에 있다고 해서 다 내 것이 아니다. 나누는 만큼 다시 벌리는 것이 재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교도소 재소자들을 위한 후원이랄지, 취약계층 주거개선, 희망풍자 후원, 굿네이버스 후원, 김장행사 후원 등 부족하나마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나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무형 대표는 자신 이후 사업을 지속할 방법에 대해 깊은 고민을 토로했다.
이 대표는 "'백년소공인'으로 지정되면 17년 이내에 가업승계를 해야 하는 규정이 있다. 아직 시간이 좀 여유가 있긴 하지만, 서서히 준비해야 할 시점이 됐다. 꼭 그게 아니더라도 제 나이가 이제는 물려줄 준비를 해야 할 시기이긴 하다"며 "그런데 마땅치가 않다. 아들녀석이 있긴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고 하려 하지도 않는다. 조카녀석도 마찬가지다. 막냇동생이 있긴 한데 동생도 50대라 곧 다음을 준비해야 할 시기가 온다. 그렇다고 주식전환을 해 현장식구(직원)들에게 나누자니 그 역시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고민이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게 비단 저만의 고민은 아닐 것이다. 소기업, 제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하는 고민일 것이다. 이 문제가 해결돼야 우리나라의 뿌리산업도 발전할 수 있고, 뿌리산업이 탄탄해야 경제가 튼튼해 진다"며 "그런데 현재는 이 문제의 해결이 개인들에게 맡겨진 경향이 있다. 물론, 세제지원도 있고 하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제도적으로 소기업, 제조업을 할 수 있는 보호장치가 마련돼야 하고, 사회적 인식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소상공인매거진'(www.menews.kr)과 '인천게릴라뉴스'(www.ingnews.kr)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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