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상이 쥔 ‘가요대전’ 티켓 수백장…“SBS는 책임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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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인천 운서동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SBS '가요대전'은 K팝 팬들에게 악몽으로 남았다.
이씨는 "방송사가 여는 가요제나 음악 시상식 등은 정식으로 티켓을 판매하지 않고 추첨으로만 티켓을 배부한다. 당첨되지 않은 대부분의 팬들은 웃돈을 주고 티켓을 구매할 수밖에 없다. 사기 사건도 많을 수밖에 없다"며 "암표를 구매한 내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SBS 등 방송사에서도 단순히 암표 거래를 금지하지만 말고, 암표를 사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형성하도록 힘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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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인천 운서동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SBS ‘가요대전’은 K팝 팬들에게 악몽으로 남았다. 위조 티켓을 판매한 사기 사건 때문이다. SBS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티켓을 준다고 속인 뒤 돈만 받고 잠적한 판매자도 경찰에 잡혔다. 하지만 팬들은 분노를 풀지 못하고 있다. 배부 방식이 불투명한 일명 ‘관계자 표’가 대량으로 암표상 손에 들어가서다. 공연을 주관한 방송사가 사실상 암표 거래를 방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40만원 주고 산 티켓이 ‘가짜’…그날의 악몽
이효진(27)씨는 ‘가요대전’을 보러 가는 길에 자신의 티켓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았다.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40만원을 주고 산 티켓이었다. 이씨는 쿠키뉴스에 “처음엔 사기를 의심했으나 판매자가 전화번호를 밝혀 통화도 했다. 무엇보다 선입금을 요구하지 않았기에 속는 셈 치고 거래했다. 실물 티켓을 받은 후 돈을 송금했다”며 “가짜 티켓임을 인지한 후 너무 허망했다. 티켓 비용뿐 아니라 예약해둔 교통수단과 숙소를 취소하느라 수수료도 냈다. 무엇보다 이날만을 기다렸는데 (공연 관람 기회가) 한순간에 사라져 슬펐다. 무책임한 SBS 태도에도 실망했다”고 말했다.
사기 피해자 가운데는 외국인도 다수 존재한다. 대만에서 온 A씨(26)도 그중 하나다. A씨는 “입장권을 추첨할 때 외국인을 배제하는 경우가 많다”며 “외국인이 표를 구할 방법은 사실상 여행사 상품뿐”이라고 했다. 가격부담도 적지 않다. 한 여행사에서 내놓은 ‘가요대전’ 관람 투어 가격은 최소 40만원이었다. A씨는 투어 상품이 매진돼 ‘대행업체’로 불리는 암표상에게 티켓을 구매했다가 허탕을 쳤다. 그는 “K팝 공연을 보러 온 외국인은 한국에 단기 체류하는 경우가 많다. 언어가 다르니 다른 사람이 도와주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기조차 어렵다”고 털어놨다.
“암표 사지 않아도 되는 환경 만들어달라”
위조 티켓이 아닌 경우도 문제다. ‘가요대전’ 티켓은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장당 60~70만원에 거래됐다고 한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진짜 티켓도 웃돈을 받고 판매했다면 다른 관람객이 정당하게 티켓 얻을 기회를 박탈한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에선 암표상이 ‘가요대전’ 티켓 수백 장의 사진을 찍어 올려 판매한 사례도 확인됐다. 가요계와 방송계에 정통한 또 다른 연예계 관계자는 “통상 기획사나 후원사 등 관계사에 배부하는 티켓은 회사당 10~20매 정도”라며 “한 사람이 100장 넘는 티켓을 가졌다면 방송사가 티켓 관리를 매우 소홀하게 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SBS는 티켓 유통 경로를 묻는 본지에 아무런 답변을 주지 않았다. 일단 사기 사건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K팝 팬들 사이에선 ‘암표 거래를 할 수밖에 없는 환경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씨는 “방송사가 여는 가요제나 음악 시상식 등은 정식으로 티켓을 판매하지 않고 추첨으로만 티켓을 배부한다. 당첨되지 않은 대부분의 팬들은 웃돈을 주고 티켓을 구매할 수밖에 없다. 사기 사건도 많을 수밖에 없다”며 “암표를 구매한 내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SBS 등 방송사에서도 단순히 암표 거래를 금지하지만 말고, 암표를 사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형성하도록 힘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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