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공관위원장에 '임혁백 카드'…비명계 "또 이재명 사람"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총선의 공천 작업을 지휘할 공천관리위원장에 정치학계 원로인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를 임명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 직후 브리핑에서 “최고위는 공관위원장에 세계적 석학인 임혁백 교수를 임명했다”며 “한국 정치사 현장과 함께했고, 한국 정치를 이론화해서 갈 길을 제시한 분으로 유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관리 업무를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변화를 주도하는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이 될 수 있도록 공정한 선거관리를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지도부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일찌감치 공관위원장에 외부인사를 기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계파색이 옅고 중립적인 인사를 영입해 비명계의 공천 학살 우려를 불식시키는 등의 포석이 담긴 셈이다. 민주당에선 최근 친명계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던 후보들이 예비후보 심사단계에서 연이어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서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다. 강 대변인이 거듭 ‘공정한 공천’을 강조한 것도 공관위만큼은 잡음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는 이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외부 공관위원장을 선임한 것은 2012년 19대 총선 당시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 이후 12년 만이다. 2016년 20대 총선 땐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를 지낸 홍창선(17대) 전 의원,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선 불출마를 선언한 5선 중진 원혜영 의원이 공관위원장을 맡았다. 원로 진보정치학자인 임 교수는 외부인사이긴 하지만 김대중 정부에서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치개혁연구실장을 역임하는 등 민주당 정부와 인연이 깊다.
다만, 일부 비명계는 임 교수가 대선 경선 당시 이 대표의 정책자문그룹인 ‘세상을 바꾸는 정책 2022’에 이름을 올린 ‘친명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당내 비주류인 ‘원칙과상식’ 소속 이원욱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에서 “대선 경선 초창기 때 이재명 캠프에 정책팀 일원으로 참가했고, 그렇다면 또다시 ‘또 이재명 사람을 하는 거구나’라고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당내에선 공천을 둘러싼 분란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외부인사가 정치적 역량을 발휘해 갈등을 잘 해결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비명계 의원은 “임 교수는 우리 사회의 원로시고, 민주당 정부에 기여도 하셨던 분이기 때문에 당파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학자 출신인데 복잡한 당내 갈등을 풀어가실 수 있을지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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