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힘겨루기 말자" 이재명 "협력할 준비" 손 맞잡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에서 이 대표를 만나 "비대위원장으로서 처음 뵙는 것 같다"며 "제가 갑작스럽게 취임하게 돼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말씀을 올렸는데도 흔쾌히 일정을 잡아주셔서 대단히 고맙게 생각한다"고 인사했다.

이어 "여당과 야당을 이끄는 대표로서 서로 다른 점도 많이 있겠지만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는 공통점을 보고 건설적인 대화를 많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한 위원장님 취임과 방문을 환영한다"며 "대한민국을 안전하게 지키고, 국민의 나은 삶을 위해 책임지고 삶의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비록 다른 입장에 있다고 할지라도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은 국민이 맡긴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이 하고자 하는 일들에 대해서 민주당은 언제든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두 사람의 만남은 이른바 '쌍특검'(김건희·대장동 50억 클럽)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하루만에 이뤄졌다.

전날 민주당은 본회의에서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김건희 특검법)과 '화천대유 50억 클럽 뇌물 의혹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안'(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을 단독 표결로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장 밖에서 규탄대회를 열어 쌍특검법을 "이재명 방탄용 악법"이라고 규정하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정식으로 건의했고, 대통령실은 쌍특검법이 통과된 직후 거부권 행사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날 한 위원장은 이 대표 예방 뒤 기자들과 만나 "저희가 양당을 이끄는 사람으로서 국민에게 도움이 되고 상생에 도움이 되는 정치, 효율적인 정치를 하자는 말씀을 분위기 좋게 나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선거제도 등 결정해야할 부분들에 대해 서로 무용한 힘겨루기나 감정 싸움은 하지 말고 결정할 게 있으면 저와 둘이 신속하게 결정하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건희 특별법'에 대해서는 "안에서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검법은 총선을 그걸로 뒤엎고 국민들의 선택권을 침해하겠다는 명백한 악법"이라고 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