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우주이자 주인공, 청소년 가능성·빛의 메시지 전할 것"[2024강원]①

김희윤 2023. 12. 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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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2024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 총감독 인터뷰
'우리 함께 빛나자' 주제 맞춰 청소년 한명 한명에 스포트라이트
평창 땐 '불도깨비', 이번 대회엔 '얼음도깨비' 선봬
미래적 한복 통해 우리 전통문화 전 세계에 알릴 것

"어제부터 무대를 짓기 시작했다. 심플한 런웨이로 구성했는데 이곳을 지나는 청소년 선수단이 주인공이 되는 무대, 모두가 함께 빛나는 순간을 만들기 위해 다들 고생하고 있다."

양정웅 2024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 총감독. [사진 = 연합뉴스]

전 세계 청소년의 축제,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대회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개회식이 열리는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은 무대를 준비하는 스텝들의 바쁜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대회 개·폐회식 총감독을 맡은 양정웅(55) 연출가는 화려한 무대보다 선수 한 명 한 명이 주인공이 되는 개회식을 그려내고 있었다. ‘우리 함께 빛나자’(Let us Shine)는 주제에 맞춰 내달 19일 강릉과 평창돔에서 진행될 개회식은 높아진 K-컬처의 위상만큼이나 전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된 국제 행사가 될 전망이다. 다음은 양 감독과의 일문일답.

-총감독께서 연출을 맡았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은 여러모로 세계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무대였는데, 이번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개회식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평창올림픽은 성인 올림픽으로 거대하고 화려한 무대로 표현했다면 이번 강원대회는 청소년들의, 청소년을 위한 행사기 때문에 이들이 주인공이 돼서 선수 한 명 한 명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개막식으로 준비하고 있다. 무대 길이만 총 60m, 폭은 12m 규모인데, 양쪽 사이드에 성화대와 국기게양대가 자리하고 길게 뻗은 런웨이를 선수단이 걷는 순간 '우리 함께 빛나자'라는 개회식 주제가 잘 구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막식이 열리는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 전경. [사진 = 연합뉴스]

-K-컬처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이번 올림픽 개회식에서 어떤 아티스트가 어떤 무대를 선보이는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아티스트들이 대거 출연할 예정이다. 먼저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1 우승팀인 턴즈가 청소년 댄서들과 함께 등장해 교복을 입고 고등학생들의 힙합 스트릿 댄스를 선보인다. 한국 스트릿댄스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보니 강렬한 댄스 무대로 첫 장면을 만들고, 두 번째로는 '범내려온다'로 잘 알려진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강릉의 아마추어 청소년팀과 함께 댄스 퍼포먼스를 펼친다. 사회적으로 공통분모를 지닌 다양한 사람들이 춤을 통해 커뮤니티 정체성을 표현하는 '커뮤니티 댄스'를 비전문 댄서들인 강릉 현지의 아마추어 팀과 함께 얼음도깨비(아이스 고블린)를 주제로 표현할 예정이다. 평창대회때 불도깨비가 등장했다면, 이번 강원대회땐 얼음도깨비로 신선한 움직임을 선사할 예정이다.

K-팝 무대도 준비하고 있는데, 이미 성공한 팀들 보다는 올해 데뷔한 신인 아티스트를 조명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우리가 먼저 섭외했는데 최근에 2023MAMA에서 신인상을 받더라.(웃음) 트리플에스가 먼저 무대를 선보이고, 이어 LUN8가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두 팀 다 올해 데뷔한 팀이라 청소년들의 트렌드와도 잘 맞을 것으로 봤다.

마지막은 이날치밴드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피날레무대로 장영규 음악감독이 직접 '범 내려온다'를 연주한다. 이날치밴드의 장영규,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김보람 대표는 각각 이번 대회의 음악감독, 안무감독이라 강렬한 무대로 개회식 마지막을 장식할 예정이다.

-올림픽 개회식은 문화공연이라기 보다는 스포츠인의 행사라 무대 연출과는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올림픽은 스포츠인들의 축제기 때문에 애국가 제창, 올림픽 찬가, IOC위원장 연설 등 공식행사가 중요한 자리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어지는 문화·예술공연과 잘 어우러지게 만들어서 매끄럽게 연출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스포츠는 문화와 또 가까우니까, 앞서 진행되는 공식 행사들이 딱딱하지 않게 이어지는 무대들과 예술적 컨셉으로 조화를 이룰 수 있게 연출하는 부분을 깊이 고민하고 있다.

올림픽 개회식이 진행될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내부. [사진 = 연합뉴스]

-지난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우리나라 한복이 중국 소수민족의 의상으로 소개가 되면서 논란이 일었는데, 이번 강원대회 개회식에도 한복이 등장하는지.

▲평창올림픽 때는 고전적인 한복을 재현한 의상을 등장시켰다면, 이번 강원대회에서는 미래적인 한복을 세계인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BTS가 입고 등장해 잘 알려지기도 한 김영진 디자이너의 한복을 국기 운반수가 직접 입고 등장해 크리에이티브한 감각과 미래지향적인 모습이 두드러진 새로운 한복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올림픽 개회식에서도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조화가 이뤄지는 무대가 있는지 궁금하다.

▲디지털 성화를 시도하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 아닐까. 개회식에서는 진짜 불을 붙이지만, 이후 14일간 진행되는 대회 기간에는 디지털 성화가 바깥에 선보여 LED 영상으로 켜지고 실제 야외 날씨 변화에 맞춰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불길에도 그 변화가 즉시 반영되는 화면을 구현해 공개할 예정이다. 친환경적이면서도 지속가능성을 반영한 새로운 시도로 기억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대회 개회식을 지켜볼 전 세계 청소년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지.

▲이번 대회 슬로건이 '함께 성장하고, 영원히 빛나자' 인데 그 빛이라는 개념을 놓고 생각해보니 청소년들의 가능성이 하나의 빛으로 읽혔다. 그 빛, 가능성을 점차 확장해서 이루는 미래. 모두가 소우주이자 주인공으로 거대한 대우주를 이루는 청소년이 모여 함께 빛나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으로 어두운 세상에서도 함께 어우러지고 빛날 수 있도록 이번 대회가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순간이 되길 희망한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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