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마약성 진통제의 명암

데스크 2023. 12. 2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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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우리나라는 UN이 지정한 마약 청정국이었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페인허슬러'는 실제 미국에서 발생한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 실화를 기반으로 해, 이 문제의 심각성을 그리고 있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에반 휴의 원작이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어떻게 미국에서 많은 사람이 마약 중독에 빠지게 됐는지 그 근본적인 원인이 된 사건을 보여주면서 특정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 문제의 심각성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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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페인허슬러’

과거 우리나라는 UN이 지정한 마약 청정국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상황은 변했다. 마약 사범이 매년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청소년들까지도 마약을 접할 수 있어 심각한 사회 문제로 자리 잡았다. 더욱이 최근에는 유명 배우가 마약 투약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중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안타까운 일이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에서도 마약은 가장 큰 사회적 문제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페인허슬러’는 실제 미국에서 발생한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 실화를 기반으로 해, 이 문제의 심각성을 그리고 있다.

제약회사 자나는 새로운 마약성 진통제인 라노펜을 출시했지만 좀처럼 판매 실적을 올리지 못한다. 고민으로 가득한 영업 담당 임원 피트 브레너(크리스 에반스 분)는 클럽에 들렀다가 스트리퍼 라이자(에밀리 블런트 분)를 만나게 된다. 아픈 딸과 살고 있는 라이자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클럽에서 일하고 있는 처지였다. 현란한 말솜씨를 가진 라이자에게 정신이 쏙 빠진 피트는 그에게 함께 일하자고 제안하고 이후 라이자는 제약회사 영업직으로 승승장구하며 회사는 상상도 못할 돈을 벌어들이게 시작한다. 그러나 수단 방법 가리지 않던 그녀와 자나 제약은 이내 윤리적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의 심각성을 지적한다. 미국의 독립이 이루어진 역사적인 도시 필라델피아에서는 10만 명이 넘는 마약 환자가 좀비처럼 거리를 메우고 있다. 말기 암 환자, 절단 환자에게 쓰이던 마약성 진통제가 가벼운 통증을 느끼는 환자에게 처방되는 바람에 수십만의 중독자가 발생한 것이다. 헤로인의 100배 효과를 내는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로 인해 필라델피아는 미국 독립의 근원지에서 마약의 남용지대로 전락해 버렸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에반 휴의 원작이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어떻게 미국에서 많은 사람이 마약 중독에 빠지게 됐는지 그 근본적인 원인이 된 사건을 보여주면서 특정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 문제의 심각성을 전한다.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의 양면성을 조명한다. 미국 성인 사망 원인 1위가 펜타닐이라고 한다. 펜타닐은 말기 암 환자 같은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약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암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있다. 최근에는 약물 오남용을 막기 위한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정작 이런 약이 꼭 필요한 환자들은 처방받기 힘든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영화는 펜타닐의 양면성을 보여주면서 마약성 진통제의 경각심을 상기시킨다.

도덕적 해이 문제도 다룬다. 저소득층의 싱글맘인 라이자는 우연히 제약회사에 고용된 뒤 암 환자들을 위한 진통제를 판매하면서 인생 역전을 한다. 영화는 약이 환자에게 처방되는 상황부터 많은 환자들이 약물 오남용으로 중독과 사망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담는다. 그리고 약물 오남용 사태의 중심에 서 있는 라이자가 느끼는 경제적 이익과 양심 사이의 갈등 즉 윤리적 딜레마에 초점을 맞춘다. 도덕적 해이가 얼마나 큰 사회적 문제를 초래하는지를 보여준다.

한 나라를 가장 쉽게 무너뜨릴 수 있는 방법은 마약에 중독되게 하는 것이다. 이는 역사적으로 영국과 중국의 아편전쟁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마약 확산은 미국의 가장 심각한 사회적 문제다. 우리 사회 역시 경제적으로는 풍요해 졌지만, 미국과 같이 점차 마약의 함정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연간 마약 사범이 2만명을 넘었으며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하는 의사들의 도덕적 해이도 늘고 있다. 넷플릭스 영화 ‘페인허슬러’는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 사례를 통해 우리에게 마약 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다.

양경미 / 전) 연세대 겸임교수, 영화평론가film1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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