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대통령실 이끄는 삼두마차…이관섭·성태윤·장호진

이기민 2023. 12. 29. 10:3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변화 필요 시점, 젊어질 것"
경력 이력 달라 의기투합 잘 될지 의문도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사진 왼쪽부터)

대통령실 3실장(대통령 비서실장·정책실장·국가안보실장)에 각각 이관섭·성태윤·장호진 신임 실장이 임명됐다. 2기 대통령실 진용이 완성됐다. 특히 비서실장·정책실장을 각각 산업부·교수 출신으로 채웠다. 기획재정부 출신 중용이라는 관례를 깬 파격 인사라는 평가다. 집권 초반부에 경륜 있는 실장들을 통해 5년간의 정책 과제를 수립했다면 중반부에는 비교적 젊은 실장들을 통해 국정운영 추진 속도를 높이겠다는 대통령의 구상이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이관섭 비서실장은 예산·기획통인 김대기 실장보다 5살 어린 1961년생이다. 1983년 행정고시 27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다음 줄곧 산업정책·에너지 분야를 담당했다. 부처 공무원 시절뿐만 아니라 대통령실에 근무하는 동안에도 정책과 관련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활발하게 일을 처리한 강단 있는 인물이다.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을 지내던 2018년 1월 문재인 정부가 신고리 원전 5·6호기 영구중단 공론화 등 탈원전 정책을 밀어붙이자 임기를 1년 10개월 남기고 사퇴해 '탈원전의 부당함'을 공개적으로 피력했다. 이 실장은 윤 대통령의 수출·원전 활성화 정책에 맞춤형이라는 평가를 받아 지난해 8월 국정기획수석으로 임명됐다. 화물연대 파업·시민단체 보조금 실태조사·노동 개혁 추진·잼버리 사태 해결에 직접 참여해 '소방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신임 정책실장에 임명된 성태윤 실장은 1970년이다. 직전 실장인 이관섭 실장과 비교해 9살 어린 '젊은 피'이자 학자 출신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부친인 고(故) 윤기중 연세대 교수의 제자라는 직접적인 인연 외에도 시장주의자로서 활발한 정책 비판을 한 점이 정책실장에 기용된 한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같은 학교에서 석사 학위,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하버드대 강의 조교, 한국개발연구원(KDI) 금융경제팀 부연구위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제학과 조교수,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냈다. 연구 활동 이외에도 언론 인터뷰와 칼럼에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코로나19 정책을 비판하면서 사회·경제적 약자층을 선별해 깊이 있는 지원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펼쳐왔다.

장호진 신임 안보실장의 경우에도 균형적인 외교 감각과 배짱을 동시에 갖춘 드문 인사라는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장 실장은 1961년 서울 출생이다. 성동고와 서울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1982년 외무고시(16회)로 외교부에 입부했다. 외교부 동구과장, 주러시아 대사관 정무참사관, 북미국 심의관, 북미국장, 북핵외교기획단 부단장, 주러대사 등을 맡아 미국·러시아·북핵에 정통한 인사다. 주러대사직을 수행할 때는 한국과 러시아가 상호 비 우호국이지만 관계가 깨지지 않기를 바라던 러시아의 입장을 파악해 직접적인 마찰을 최소화한 외교적 능력을 보여줬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는 측근들이 주요 대사에 임명되자 외교관이 정년을 채우는 전례를 깨고 사직서를 낸 바 있다.

일각에서는 신임 실장들의 경력과 이력이 모두 달라 의기투합이 될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그간 정부가 마련한 정책 기조를 바탕으로 운영하는 만큼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신임 실장들 모두 그간 보여준 성과는 물론이고 자신의 직분에 맞는 소신을 보여온 인물들"이라며 "건강한 논의를 통해 꼼꼼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도 "정부와 당이 크게 바뀐 만큼 대통령실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며 "여당도 70년대생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이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는데 대통령실도 젊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