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홈쇼핑 송출 수수료 갈등, 정부는 뒷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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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는 최근 기자들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TV홈쇼핑 시청자 중 69%가 전화상담, ARS가 아닌 모바일·인터넷에서 결제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유료방송은 홈쇼핑에서 송출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창출하는데, 정보 파악이 힘든 모바일의 결제 비중이 높아 경영상 애로점이 많다는 호소였다.
반면, 홈쇼핑업체들은 해당 방송 시간 외에 모바일·온라인 결제가 가능한 만큼, 케이블TV의 매출 기여를 명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며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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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는 최근 기자들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TV홈쇼핑 시청자 중 69%가 전화상담, ARS가 아닌 모바일·인터넷에서 결제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유료방송은 홈쇼핑에서 송출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창출하는데, 정보 파악이 힘든 모바일의 결제 비중이 높아 경영상 애로점이 많다는 호소였다.
좀 더 취재해보니 케이블방송과 홈쇼핑업체 간 갈등은 구조적인 문제로 보였다. 케이블TV 측은 결제수단 데이터를 홈쇼핑사가 쥐고 있어 수익을 제대로 산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반면, 홈쇼핑업체들은 해당 방송 시간 외에 모바일·온라인 결제가 가능한 만큼, 케이블TV의 매출 기여를 명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며 맞서고 있다. 지난 3월 정부가 나서 '홈쇼핑 방송 채널 사용계약 기준'을 개정했지만, 송출 수수료를 둘러싼 홈쇼핑과 유료방송업계의 갈등은 전혀 좁혀지지 않았다. 그 전부터 갈등이 있어 정부가 중재하는 차원에서 계약 기준을 마련했는데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계약 기준을 바꿨음에도 불구하고 핵심인 온라인·모바일 결제 매출에 대해선 양 사업자 간 협의해 수수료 산정을 하도록 한데 있다.
업계에선 정부가 보다 책임감을 갖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오히려 협의 중재 기구인 '대가검증협의체'에서 정부 역할은 축소됐다.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케이블방송협회의 연구 결과에 대해 "유의미한지 여부는 검토는 하겠으나 (홈쇼핑업체 등) 다른 쪽 견해도 고려해봐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협회는 자료 수집에만 한 달을 쓰며 연구를 진행했다고 한다.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에 정확하게 알기 어려운 홈쇼핑 방송의 온라인·모바일 매출을 파악하기 위해 애썼다. 규모가 커지고 있는 온라인·모바일 결제는 방송 매출로 잡히지 않는데 실제로 이같은 결제를 하는 홈쇼핑 시청자가 많다는 근거를 처음으로 도출해낸 것이다. 그만큼 절박하다고 호소한다.
합리적인 합의점을 도출하려면 반대편 입장도 고려하는 게 맞다. 그러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명목하에 정부가 해야 할 고민을 계속 업계로 미루고 있는 것은 아닌가.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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