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모시기에만 바쁜 연말 가요 축제, 무대 연출 역량은 제자리 걸음 [D:이슈]

박정선 2023. 12. 29.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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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최 전부터 개최지 선정을 두고 말이 많던 연말 가요 축제가 미숙한 무대 연출과 위조 티켓 등으로 잇달아 논란이 되고 있다.

케이팝(K-POP)이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고 팬들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의 무대 연출 역량은 제자리걸음이라는 평가다.

무엇보다 가장 안전해야 할 가수들의 무대에서 매년 위험천만한 사고가 벌어지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발전 없는 무대, 안전하지 않은 무대에 더 이상 팬들은 호응하지 않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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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최 전부터 개최지 선정을 두고 말이 많던 연말 가요 축제가 미숙한 무대 연출과 위조 티켓 등으로 잇달아 논란이 되고 있다. 케이팝(K-POP)이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고 팬들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의 무대 연출 역량은 제자리걸음이라는 평가다.

2023 SBS 가요대전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걸그룹 에스파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26일 방송가에 따르면 전날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진행된 SBS 2023 가요대전은 미숙한 진행으로 비판을 샀다. 먼저 그룹 에스파가 레드카펫 포토월에서 퇴장하려 하자 한 남성이 안전선을 넘어 뛰어들었고, 경호원이 남성을 제지하는 사고가 있었다.

그룹 NCT 무대에서는 멤버 텐이 무대 리프트 아래로 추락하는 모습이 목격돼 팬들의 걱정을 샀다. 또 있지의 공연 중에는 전광판에 엉뚱한 화면이 띄워졌고, 제로베이스원의 공연에선 특정 부분의 음악이 반복 재생되고, 스트레이 키즈 공연에선 뉴진스의 음악이 재생됐다.

뿐만 아니라 이날 행사가 시작되기 전 위조된 티켓이 유통되면서 일부 팬들이 공연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SBS는 이와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27일 티켓을 팔겠다고 속인 뒤 돈만 받고 잠적한 판매자는 경찰에 붙잡혔다.

개최 전부터 논란이 된 방송사는 KBS다. 이들은 매해 열어 온 가요대축제를 일본에서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TV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의 본분을 잊은 행태라는 지적이 나오자 KBS는 가요대축제가 아닌 ‘뮤직뱅크 글로벌 페스티벌’로 행사를 확대해 국내외 공연을 병행했다. 행사는 지난 9일과 15일 일본과 국내에서 각각 열렸다.

더구나 한국에서 방영되지 않은 미공개 영상에 대해 KBS 국내 사이트에선 ‘저작권 문제로 다시보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공지하면서 국내 팬들을 차별한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뒤늦게 입장을 번복하고 12월 18일부터 다시보기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재공지 했다.

각 방송사는 30년여년이 넘는 기간 동안 연말 축제를 기획해 왔다. 한때는 한 해 동안 활약한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 벌이는 이 축제가 대중에게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일종의 의식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미 연말 가요 축제는 그 위상을 잃었다. 2000년대 최고 10%의 시청률을 자랑했던 것과 달리 현재는 1%대 시청률에 불과한 점만 봐도 그렇다.

케이팝은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고, 팬덤의 규모도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덩달아 팬들이 기대하는 무대의 수준도 높아졌고, 가수들도 더 화려한 퍼포먼스와 완성도 높은 무대 연출로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방송사의 공연 역량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문제는 무대 구성 면에서도 큰 이벤트 없이 가수들의 무대를 나열하는 수준에 그치고, 수익을 챙기기 위해 여러 가수를 섭외하고 해외 개최를 통해 비싼 가격에 티켓을 판매하는 식의 행태가 이어지면서 대중의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가장 안전해야 할 가수들의 무대에서 매년 위험천만한 사고가 벌어지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당장 작년에도 SBS 가요대전 리허설 도중 레드벨벳 웬디가 추락해 크게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지상파 관계자들은 “사기업에서 여는 공연이 수익을 기반으로 하는 것과 비교해 지상파는 예산에 한계가 있다”고 항변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왜 과거와 달리 대중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는지에 대한 원인부터 파악해야 한다. 발전 없는 무대, 안전하지 않은 무대에 더 이상 팬들은 호응하지 않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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