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5% 올랐는데…"산타랠리 이듬해 더 오른다" [글로벌마켓 A/S]
테슬라, 불량 은폐 의혹에 3% 급락
[한국경제TV 김종학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2023년 마지막 거래일을 앞두고 소폭 상승하며 랠리를 이어갔다. 사상 최고가에 근접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장 막판 프로그램으로 추정되는 차익실현성 매도로 강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 9주 연속 랠리 기록 눈앞…미 대형펀드에 포모(FOMO)성 유입
현지시간 28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04% 상승한 4,783.35포인트로 지난해 1월 기록한 최고가에 13포인트, 약 0.2% 포인트 아래에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장중 상승세를 유지했으나 장 마감 직전 밀리면서 0.03% 내린 1만 5,095.14포인트,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14% 상승한 3만 7,710.10포인트로 7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가 기록을 이어갔다. 미국 주식시장은 이번주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주간 기준 9주 연속 상승으로 2004년 이후 최장 연속 랠리를 기록하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카슨 그룹의 분석을 인용해 주간 기준 랠리는 1976년 이후 이례적인 기록으로 연준의 정책 전환 기대로 대규모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우존스 집계 기준 지난주 대형주 ETF에 대한 자금 유입액은 15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두 달 가까운 상승세로 이날까지 S&P500지수의 연초 이후 상승률은 25.1%, 나스닥은 45.3%, 다우지수는 13.9%에 달한다.
카슨 그룹에 따르면 산타랠리가 나타난 이듬해 통상 주식시장이 상승하는 경향이 더 높았는데, 평균 상승률은 10.2%로 랠리가 없던 해의 상승폭을 2배 가량 웃돌았다. 카슨 그룹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라이언 디트릭은 "내년에도 여전히 부정적인 전망보다 긍정적인 전망이 더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 같은 낙관론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로젠버그 리서치 설립자인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산타 랠리로 인해 4분기 주당 순익 추정치가 5% 하향조정됐고, 내년 추정치고 1% 내렸는데 모두가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며 펀더멘털과 무관한 매수 심리가 만연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경제 지표는 예상 수준으로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주간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는 이달 23일 기준 21만 8천건으로 직전주 조정치보다 1만 2천건 늘었고, 시장 예상치보다 3천건 높았다. 탄탄한 고용시장을 바탕으로 미국 경제의 연착륙에 대한 기대도 이어지고 있다. 제프리스의 토마스 사이먼스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지난 3년간 어렵게 확보한 근로자들을 해고하길 주저하고 있다"며 "노동시장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거래의 가늠자로 여겨지는 미분양 주택 판매지수는 71.6포인트로 지난 10월 사상 최저가 수준에서 변동없이 이어졌다. 시장 예상치는 0.9% 증가였지만 이를 하회하면서, 낮아진 모기지 금리에도 시장 회복이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 홍해 위기 진정 기미…유가, 데드크로스 이후 급락 연말 주식시장이 상승랠리를 이어가는 것과 달리 인플레이션 영향이 큰 국제유가는 재차 급락했다.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96% 내린 배럴당 71.92달러까지 빠졌고, 국제 시세인 브렌트유도 1.59% 하락해 배럴당 78.38달러에 그쳤다.
이날 원유가격은 거대 해운사인 머스크(MEARSK)가 다국적 연합군의 '번영의 수호자 작전(OPG)'에 따라 호위를 받으며 수에즈 운항을 재개했다는 소식에 하락 압력을 받았다. 나머지 프랑스 CMA와 스위스 MSC, 독일 하팍로이드(Hapag-Lloyd) 등 대형 선사들도 희망봉 대신 홍해로 선박 운항경로 조정에 들어갔다.
미군은 지난 성탄절을 전후해 구축함과 F/A-18 전투기를 동원해 후티 반군의 공격용 드론 12대와 탄도 미사일, 순항 미사일 등을 격추하는 작전을 펼쳤다. 홍해 긴장 수위가 높아진 한 달 간 하팍로이드는 독일 증시에서 24%, 머스크 그룹은 코펜하겐 증시에서 18% 강세를 기록했다.
다만 같은날 공개된 미국 에너지정보청의 주간 원유재고는 710만 배럴 감소해 유가 낙폭을 제한했다. 미국 걸프 연안의 원유 재고는 1,033 만 배럴 줄어 8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는 정유사들이 연말에 높은 세금을 피하기 위해 재고를 소진한 여파로 풀이된다.
프라이스퓨처스 그룹은 "수에즈 운하 운항 재개로 원유 공급이 다시 빨라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원유 가격의 추가적인 하락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마켓워치는 지난 26일 원유 선물가격의 움직임 기준으로 50일 이동평균선이 200일선 아래로 내려가는 전형적인 약세패턴 '데드 크로스(데스크로스)'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원유 가격의 이같은 약세 신호는 2020년 2월 25일 팬데믹 당시 이후 처음있는 변화로 해당 시그널이 발생한 뒤 이틀 연속 유가는 하락세다.
● 랠리 와중에 급락…불량 은폐 의혹 휩싸인 테슬라
뉴욕 주식시장이 전체적으로 큰 변동없이 마지막 거래일을 맞이하고 있지만 나스닥 대형 종목인 테슬라만 이날 3.16% 급락했다. 이날 오전 로이터에 따르면 미 상원의원 2명이 테슬라에 서한을 보내 스티어링과 서스펜션 부품에 대한 리콜을 할 것을 촉구했다.
로이터는 테슬라가 미 NHTSA와 전기차 부품 결함 의혹이 있었음에도 애프터링크로 불리는 서스펜션 부품을 리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테슬라의 후미 링크와 서스펜션, 스티어링, 차축 등에서 발생한 고장을 추적한 결과, 테슬라는 보증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고객들에게 해당 사실을 투명하게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소속 블루멘탈, 마키 상원의원은 "이를 고객 탓으로 돌리는 것은 당혹스럽다"면서 "차량 품질에 대한 책임을 구매자에게 전가하려는 시도는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테슬라는 X(트위터)를 통해 "로이터의 보도는 매우 오해가 있는 헤드라인과 불완전하면서 명백히 잘못된 정보로 가득차 있다"고 반박했다. 테슬라는 오랫동안 결함이 있던 것으로 알고 있던 부품을 운전자 탓으로 돌린 것에 대해 "보증기간 12만건 수리비 대부분 지불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고객 사진은 고장난 부품과 무관하다"며 "원격으로 충돌로 인해 수리비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 사실을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충돌 손상은 대부분 보험 예외"라고 덧붙였다. 테슬라는 "모호하고 터무니없는 내용을 담고 있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테슬라의 고객 유지율은 업계 최고수준"이라고 밝혔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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