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이가 안 들어?” 천천히 늙고 싶다면 ‘이 성분’ 화장품 바르세요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서동혜 원장(피부과 전문의) 2023. 12. 29. 07:15
서동혜의 화장품사용설명서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슬로우 에이징’(Slow-aging)은 ‘안티 에이징’ 보다 더 어린 MZ세대의 노화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는 단어이다. 나이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20대 중후반부터 연령에 관계없이 ‘슬로우 에이징’에 대한 관심이 커졌는데 특히 연말이 되면 한 살 나이를 먹는다는 생각으로 더 많은 관심을 받는 분야로 슬로우 에이징을 위한 다양한 피부과적 치료 뿐 아니라 화장품에 대한 관심도 크다.
피부노화는 피부의 가장 바깥 층인 표피와 진피, 그리고 피하지방층에 모두 나타나게 된다. 표피의 피부 노화는 기미, 잡티, 검버섯 등의 출현이다. 표피의 노화는 30대에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60이 넘어서 느끼는 경우도 있어 개개인마다 느껴지는 시기가 다른 반면 진피의 변화는 탄력이 떨어지는 느낌으로 대부분이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에이징’을 느끼게 된다.
피부 진피는 수분을 함유하는 기질 내에 콜라겐과 탄력섬유를 갖고 있는 섬유성 탄성조직으로 피부의 유연성, 탄력성, 장력 등을 유지하게 해준다. 또한 진피는 표피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표피를 지지하고 외부의 손상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진피의 3/4은 콜라겐이 차지하는데 피부에는 15개의 콜라겐 타입이 있다. 피부의 콜라겐은 1형 콜라겐 4/5를 차지하고 3형 콜라겐이 1/5을 차지한다. 콜라겐은 피부진피에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기 때문에 노화에 따른 콜라겐 변화는 가장 먼저, 광범위하게 일어난다. 실제로 20-30대 피부는 정상적인 콜라겐 섬유들이 풍부하게 서로서로 잘 연결되어 있는 반면, 80세 이상의 피부는 콜라겐 섬유들이 잘게 잘려져 분절되어 있고, 잘려진 콜라겐은 콜라겐을 만들어주는 섬유모세포와 진피 결합을 약화시켜 진피 장력이 약해져 피부는 주름이 생기고 약한 자극에서 쉽게 손상되는 등의 변화를 보이게 된다.
탄력섬유는 진피의 약 4%를 차지하는데 피부에 탄력성을 주는 기능을 하고 있다. 콜라겐에 비해 가늘고 구불구불한 형태로 진피 상부에는 촘촘하게 있고, 중하부 진피에는 듬성듬성 있다. 자외선을 많이 받으면 탄력섬유 손상이 심하고 피부 탄력이 감소하기 때문에 콜라겐과 마찬가지로 피부 노화가 진행함에 따라 변화를 보여 예방에 대한 관심이 크다. 상부진피에 있는 탄력섬유는 촛대모양으로 존재하면서 표피가 외부 손상에 의해 쉽게 벗겨져 나가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다. 하부진피에는 수평으로 실타래처럼 탄력섬유들이 구성되어 피부 탄력을 유지시켜준다. 자외선에 의한 노화가 진행되면 탄력섬유는 양적으로는 증가하지만 변성된 탄력섬유가 증가되는 것으로 피부탄력은 감소된다.
피부진피에는 콜라겐을 분해하는 효소인 MMP 효소도 존재한다. 콜라겐과 탄력섬유를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추다가 최근에는 콜라겐 분해를 예방하는 부분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노화 피부, 특히 광노화 피부에서 MMP효소는 전체 양이 증가하고 활성형도 증가하기 때문에 자외선에 노출이 많아질수록 콜라겐분해가 증가되어 피부노화를 진행시킨다. 최근의 실험 결과 중 석류추출물, 왕겨초액 등이 콜라겐 분해효소를 억제하는 결과를 보여 콜라겐과 탄력섬유의 분해를 늦추는 제품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2005년 피부과 SCI 저널인 블루저널에 0.05%의 레티노익산을 6개월간 매일 바른 후 콜라겐과 탄력섬유가 재생되는 결과가 발표되었고, 특히 특수염색을 통해 진피층 중에서도 진피재생존에 새로운 콜라겐이 만들어짐이 보고되면서 지금까지 거의 20년 가까이 레티노익산의 안티에이징 효과의 우수성은 지속되고 있다. 레티노익산은 표피층의 늘어난 색소를 감소시키고 진피 층의 콜라겐 양을 증가시켜 ‘슬로우 에이징’에 걸맞는 성분이라 할 수 있다.
레티노이드의 화장품 성분으로 잘 알려진 것 중 하나는 레티놀이다. 레티놀 화장품은 오래된 성분으로 새로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의 우수성으로 잊혀지지 않고 여러 다양한 상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는데 ‘슬로우 에이징’의 유행에 맞춰 최근 다양한 집중 탄력 케어제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레티노이드의 효과는 피부 상태를 정상화 시키는 것에 기본을 두며 노화된 피부를 정상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피부에 바르면 여러 단계의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각질형성세포에 작용하여 얇아진 표피의 두께를 증가시키고 피부표면을 부드럽게 해준다. 또 피부 진피 층에 콜라겐합성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콜라겐을 분해하는 효소의 활성을 막아 주름을 개선시키고 이외에도 멜라닌 세포의 색소형성효소인 타이로시나제 효소를 억제하여 미백효과를 보이고 전반적인 피부노화현상을 개선시켜준다.
레티놀은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어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 매일 사용하는 만큼 소량 아주 적은 량을 발라주는 것이 필요하다. 주름을 빨리 좋아지게 하려는 욕심에 넉넉히 바르면 일주일만 사용해도 피부가 붉어지고 따갑고 각질이 일어날 수 있다. 피부가 얇고 붉어 예민한 피부를 갖고 있다면 처음 사용할 때 2~3일에 한번 정도 아주 소량으로 사용하기 시작하여 천천히 사용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또 보습제를 먼저 바른 후 레티놀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자극을 줄일 수 있고 보습제와 동량을 믹스해서 바르는 것도 자극을 줄이는 한 방법이다. 레티놀을 바르고 그 위에 팩을 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초기 사용시 자극이 될 수 있는데 바른 후 팩을 하면 흡수도가 높아져 자극감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레티놀은 사용하면서 개인의 피부 상태에 맞추는 기간이 필요한 제품이기도 하다.
세월의 변화는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는 없다. 피부의 변화도 마찬가지이다. 피부의 노화를 치료하고 예방하기 위해서 적절한 제품을 선택하여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고 충분한 수분섭취 및 숙면을 취하는 것이 ‘슬로우 에이징’의 기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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