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혹한기' 지난다…30% 쪼그라든 시장 '메가딜 실종'

오유교 2023. 12. 2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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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나라의 인수합병(M&A) 시장은 '혹한기'를 지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거래 규모가 30% 이상 줄었고, 하반기부터는 1조원 이상의 '메가딜'도 실종됐다.

29일 미국의 경제전문매체 블룸버그의 리그테이블 자료를 보면 올해 3분기까지 우리나라의 M&A 시장에서 총 1891건, 규모로는 648억달러(약 84조원)의 거래가 발생했다.

올해 M&A 시장을 뜨겁게 달군 사모펀드(PEF)는 MBK파트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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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비 거래규모 30% 이상 줄어들어
하반기부터 1조원 이상 '메가딜' 실종

올해 우리나라의 인수합병(M&A) 시장은 '혹한기'를 지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거래 규모가 30% 이상 줄었고, 하반기부터는 1조원 이상의 '메가딜'도 실종됐다. 금리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제 악재가 누적되면서 기업공개(IPO)와 스타트업 시장에 불어닥친 유동성 한파가 M&A 시장에도 똑같이 발생한 것이다.

30% 쪼그라든 시장…헬스케어는 성장

29일 미국의 경제전문매체 블룸버그의 리그테이블 자료를 보면 올해 3분기까지 우리나라의 M&A 시장에서 총 1891건, 규모로는 648억달러(약 84조원)의 거래가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는 총 2375건, 1024억달러(약 113조)였다. 거래 건수는 20%, 금액 규모는 37% 감소했다.

거래가 완료된 종결 기준으로 조단위 '메가딜' 역시 2022년 14건에서 올해 11건으로 줄었다. 하반기 이후로는 메가딜이 하나도 없었다. 아직 진행 중인 4분기 거래까지 합치더라도 연간 거래 규모 100조원을 넘기기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완료된 M&A 중 '최대어'는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였다. 인수 금액으로 2조5377억원이 투입됐다.

가장 눈에 띄는 업종은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였다. 얼어붙은 다른 분야와 달리 가장 활발하게 M&A가 진행되고 있다. 4분기 집계가 끝나지 않은 현재 2022년 거래 규모의 1.5배에 달하는 50억달러(약 6조4700억원)의 거래가 성사됐다.

올해 M&A 시장을 뜨겁게 달군 사모펀드(PEF)는 MBK파트너스다. 구강 스캐너 기업 메디트 인수(2조4250억원), 제조업체 넥스플렉스 인수(5300억원) 등 대형 M&A 2건을 마무리 짓고, 최근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대기업 중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해 총 6건의 M&A에 1조4100억원을 투입한 카카오가 가장 많은 M&A를 진행한 곳으로 꼽혔다.

금리 인하 기대 속 '제한적 영향' 관측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시장이 위축된 가장 큰 이유로 '고금리'를 꼽았다. 정경수 삼일PwC M&A 센터장은 "2022년부터 진행된 금리 인상 때문에 시장 전반적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도 우리나라 시장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2021년 8월 연 0.5%였던 한국의 기준 금리는 총 10차례에 걸쳐 인상됐고 현재는 3.5%로 유지되고 있다. 대내외적인 불확실성 속에서 자금조달마저 어렵다 보니 대기업과 PEF가 지갑을 닫은 셈이다.

미국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152건의 각국 중앙은행 금리 인하가 내년에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금리 인하 기조 덕분에 내년 시장이 올해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관측하면서도 우리나라의 금리 인하 폭과 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올해 한국은행이 6차례 연속으로 기준 금리를 동결하면서 역대 최대의 한미 간 금리 격차가 발생했다. 또한 건설경기 위축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가 현실화하면서 이와 연관된 중소형 증권사나 저축은행, 캐피탈 등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자 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늘어나면서 구조조정 성격의 M&A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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