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카카오 정신아 "1000명 크루 만날 것" 쇄신 나선다 | 팩플
정신아 카카오 신임 대표 내정자가 다음 달부터 크루(직원) 1000명을 직접 만난다. 내부 경영 개편의 실무를 책임지는 ‘쇄신 TF’ 장을 맡은 정 내정자 주도 ‘카카오 쇄신’이 본격화하고 있다.
무슨 일이야
28일 IT업계에 따르면, 정 내정자는 지난 22일 카카오 사내 통신망에 올린 공지 글에서 내년 1월부터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카카오 전체 이야기를 듣기 위해 1000명의 크루들을 직접 만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래지향성, 거버넌스, 사내문화 등 주제별로 그룹을 나눠서 얘기를 들을 것”이라며 “주제에 따라 일부는 큰 규모, 일부는 작은 규모로 만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직원 만남에는) 브라이언(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영어 이름)도 가능한 선에서 참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내정자는 카카오 차기 대표로 내정된 지난 13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사옥 5층에서 열린 직원 송년 행사에 참석해 내부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김범수 창업자도 지난 11일, 3년 만에 개최한 임직원 간담회에서 향후 내부 직원과 소통을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게시된 공지 글은 내부 의견 수렴의 방법과 방향성을 구체화한 것이다.
왜 중요해
정 내정자가 주도하는 카카오 내부 개편이 본격화한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김모 부사장의 무분별한 법인카드 사용으로 회사 임원진의 도덕적 해이 논란이 불거졌다.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도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여러 규제기관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9월 김범수 창업자가 직접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를 초빙해 그룹 컨트롤 타워인 CA 협의체 경영총괄로 임명했다. 내부 쇄신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김 총괄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카카오 내부 비리를 주장하는 폭로성 글을 연달아 올리면서 오히려 갈등이 더 커졌다. 이후 김 총괄은 카카오 윤리위원회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모든 활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그런 가운데 정 내정자가 새 대표로 내정됐고, 정 내정자 주도 내부 쇄신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정 내정자와 김 창업자의 크루 1000명 면담이 앞으로 카카오 사업과 조직구조, 사내문화 등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 대표가 직원들을 대규모로 직접 만나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도 취임 전인 2022년 1~2월 ‘비전 톡 위드 엔케이(남궁 전 대표 영어 이름)’라는 내부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했다. 사전 신청한 직원 100여명과 만나 식사하며 자유롭게 회사 관련 의견을 나눴다. 정 내정자는 만나는 직원 수를 대폭 늘렸다. 카카오 본사 직원(3713명, 지난 6월 말 기준)의 4분의 1이다. 그만큼 현 시점 카카오가 직면한 내부 혼란의 강도가 크고, 개편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내정자는 지난 18일 오전 판교 사옥에서 개최된 비상경영회의 이후 취재진과 만나 “카카오에 시간이 많지 않다”며 “주어진 시간 안에서 (쇄신) 타이밍을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더 알면 좋은 것
카카오 주요 계열사 대표들의 임기가 내년 상반기 만료된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등이다. 업계에선 김 창업자와 정 내정자 주도로 계열사의 전반적인 인적 쇄신이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관련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경영진도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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