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정치교체로 '정치선진국' 만드는 22대 국회 돼야" [갑진년 희망의 정치 ④]
"與, 수도권 승리 위해 '인천 상륙작전'
같은 계획 세워야…운영 쇄신도 필수"
"꺾는 정치 아닌 대화·타협 복구해야"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서울 종로)은 대쪽 같은 이미지의 대명사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최 의원을 감사원장으로 임명하면서 불공정 문제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당부하자 최 의원은 문 정부에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도 말 그대로 '원리원칙'에 따른 철저한 감사를 실시했다. 특히 문 정부가 폐쇄를 추진하던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에서 최 의원이 철저한 감사를 실시해 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사례는 최 의원이 어떤 인물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최 의원의 대쪽 같은 이미지는 국회 입성 후에도 계속됐다. 원리원칙에 따른 쓴소리를 여야 가리지 않고 하다 보니 소위 '할 말은 하는 의원'이라는 이미지가 최 의원에게 훈장처럼 따라붙기도 했다. 실제로 최 의원은 당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야당의 사법 리스크가 불거질 땐 서릿발과 같은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그런 최 의원은 데일리안과 가진 '갑진년 희망의 정치' 특별인터뷰에서 21대 국회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자 "듣지 않는 국회였다"고 잘라 말했다. 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도 그렇고 우리 당도 그렇고 자기 당의 이익을 위한 목소리들만이 극대화된 국회였다"며 "국민들을 위해 각 정당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완전히 묻혀버렸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내가 2021년 3월에 대선과 함께 보궐로 국회에 들어온 이후 여야는 각 정당의 정파적인 당리당략에 의한 소모적인 투쟁을 위해서만 움직였던 것 같다"며 "이념에 치우쳤던 지난 정부가 민생을 제대로 돌보지 못해 정권교체가 됐음에도 정당 간의 소모적인 논쟁은 더 거세졌다. 이에 정작 국회가 해야 할 민생이나 미래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불통 국회'를 타파하기 위해 최 의원이 꼽은 가장 좋은 방법은 대화와 타협이 되는 국회를 만드는 것이다. 최 의원은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이용해서 본인들이 집권했을 때 추진하지 않았던 법률들을 정략적으로 입법 강행하고,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탄핵을 남발했다"며 "국회의 다수가 얼마나 권력을 남용할 수 있는지 그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 것으로 국민들이 정치를 혐오하게 된 것에 큰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또 최 의원은 "22대 국회에선 우리가 선진국이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국민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정치권의 모습을 보여주야 한다"며 "여야가 서로를 적으로 여기고 '상대를 꺾어야만 한다'고 볼 게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서로 협력적인 동반자로 보고 합의·양보를 하면서 국가의 미래를 함께 만드는 국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그러기 위해선 일단 대화와 타협의 정치 문화가 복구돼야 한다. 서로 정제되지 않은 언어로 상대를 공격하는 부분은 자제돼야 한다"며 "또 각 당이 상대방의 약점을 이용한 공생 관계에서 벗어나서 민생과 미래를 향한 정책과 혁신을 가지고 서로 경쟁하는 건강한 정치 문화가 정립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최 의원은 이것을 '정치선진화'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이 정치선진화를 이루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로 최 의원이 꼽은 것은 '정치교체'다. 단순히 연령만 젊어지는 세대교체가 아닌 진짜 민생을 위한 인물들이 입성해 국민을 위한 일을 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중요한 건 현 정부·여당의 내년 총선 승리다. 정권을 잡은 윤석열 대통령의 정국 운영에 힘을 실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자, 야권과의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는 요원한 상황이다. 전국 지역 중에서 서울·인천·경기 등 121석이 몰린 수도권에서 국민의힘과 정부를 향한 민심이 긍정적이지 않아서다. 서울 종로를 지역구로 둔 최 의원은 이 같은 국민의힘의 위기를 몸소 체험하고 있다.
최 의원은 "(종로를 포함한) 수도권 민심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수도권의 선거는 개인 역량을 떠나서 국정수행에 대한 국민 지지도가 변수가 되는데 국정 수행 지지도의 부정평가가 60% 가까이 된다는 점에서 어렵다"며 "지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여당 후보가 큰 차이로 낙선을 했을 때 나타난 민심은 그간 쌓인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부정평가가 반영된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해결책은 있다. 최 의원이 직접 현장에서 느낀 해결책은 당정의 실질적인 국정쇄신이다. 그는 "일단 당의 입장에선 결국 당 지도부가 전부 교체되고 비상대책위원회로 가면서 변화가 됐는데, 국가의 운영에 대한 쇄신에 대한 부분은 아직 남아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 우리 새 비대위원장이 출현해 국정의 실질적인 쇄신을 이끌어야 하는 것이 내년 선거에서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수도권 승리를 위해 '철저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수 차례 강조했다. 그는 "당이 처한 상황을 보면 6·25전쟁 때 낙동강으로 밀린 것이랑 비슷하다. 수도권에는 우리 당으로써 이제 교두보가 없다"며 "인천상륙작전처럼 치밀하게 준비하게 전략을 잘 세워서 수도권을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까지 우리 당도 그렇고 민주당도 그렇고 과거에 너무 얽매여 있었던 것 같다. 우리 당은 이재명 사법리스크, 대표 선거에서는 돈봉투 사건에 대해서 공격을 많이 했는데, 그런 것에 대한 공격만 가지고선 선거를 이기기 어렵다"며 "상대당의 약점들을 가지고서 선거 구도를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런 건 전문가인 경찰·검찰에게 맡기고 우리는 여당이니까 미래와 민생을 얘기하면서 우리나라를 만들어가겠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가지고 선거 전략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이에 최 의원은 지난 26일 취임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한 위원장은) 과거 정치에 물들지 않은 젊은 분이다. 현재 국민들께선 기존 정치에 대한 실망을 넘어 피로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며 "혐오에 가까운 현 정치를 바꿀 수 있는 한 위원장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크다. 단순히 세대교체가 아니라, 정치하는 방식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정치교체를 이룰 수 있는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고 했다.
한동훈 비대위에 대한 기대는 다른 쪽으로도 확산됐다. 최 의원은 "근본적인 문제는 소위 당정관계에서 지금까지 당이 대통령실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이며 정확한 민심을 전달하는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것"이라며 "그 부분에 관해서 이제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하는 우려가 있지만 그건 반드시 해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제일 중요한 건 국민들이 보는 시각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국정수행에 태도나 방식의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그걸 이끌어내는 게 우리 당의 혁신과 맞물려 있다고 본다"며 "그 다음에는 기득권 정당이란 국민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공천을 투명하고 객관적인 가이드라인에 맞춰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최 의원은 당이 포용의 스펙트럼을 넓게 가져가야 한다는 점 역시 승리를 위한 조건으로 꼽았다. 지난 27일 탈당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다. 그는 "일단 우리 당의 당대표가 당을 나가서 창당한다는 건 굉장히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그런 과정에선 우리 현실이 어떤 좀 더 포용의 스펙트럼을 넓게 가졌어야 하는데 배제의 정치를 한 것이 결국 이 전 대표의 탈당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앞으로 좀 더 많은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정당의 체질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끝으로 최 의원은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말을 꺼냈다. 그는 "공직을 떠나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는 목표가 정권교체였다. 그 이후엔 무너진 법과 원칙을 세우는 정치를 해야겠다는 것이었고 이제는 미래를 위해 나가는 것이 목표"라며 "그러려면 우리 세대보다 그 다음 세대들이 더 풍요로운 대한민국에 살 수 있단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치를 위해 단순히 얼굴만 바뀌는 새 정치가 아니라 정치에 관한 참신한 기분을 불어넣을 수 있는 인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정치교체를 통해 정치를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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