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당·파란당 말고도 많다…이게 '정치성향 MBTI' 만든 이유 [박원호 교수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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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인기를 끌고 있는 성격유형 테스트(MBTI)가 적어도 우리 삶에 주는 하나의 교훈이 있다.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하고 삶을 살아가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다는 것, 그리고 다양한 취향과 기질의 사람들이 어우러져 공존하는 것이 바로 우리 사회라는 점을 새삼 되새기게 한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내향적인(I) 사람과 외향적인(E) 사람, 감정이 풍부한 사람(F)과 사고가 깊은 사람(T) 중 누가 더 나은 사람이라 할 수 있겠는가. “사교적인 외교관”과 “논리적인 사색가”는 주어진 문제를 풀어나가는 상이한 방식일 따름이며, 때로 두 사람은 협업과 조언을 주고받는 보완적 관계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세상의 여러 문제들을 대하는 정답은 없고, 나와는 매우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타인들과 공존해야 하며, 심지어 이들로부터 배우면서 성장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 이것이 MBTI 세계관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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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정치학이 바라보는 정치적 인간, 혹은 유권자 상(像)은 이와는 명백히 다르다. 어떤 정치 관련 여론조사에서도 빠지지 않는 질문은 정치적 정체성과 관련된 질문, 어느 정당을 지지하고 스스로가 진보인지 보수인지를 묻는 물음들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그래서 파란 당과 빨간 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연역적으로 그리는 한국 정치 지형은 마치 험준하게 깎아지른 두 개의 절벽이 끝없이 깊은 협곡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는 그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현실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상상력을 차단한다.
그 두 개의 절벽 사이에 존재하는 다양하고 섬세한 마음의 지도를 우리는 가질 수 없는 것일까. 그 마음의 지도를 통해 옳고 그름이 아니라 차이와 공존의 지점이 어디인지를 우리는 찾아낼 수 없는 것일까. 그런 의미에서 새롭게 시도되는 중앙일보 ‘2024 정치성향테스트’는 한국 정치, 그 마음의 지도를 그리려는 시도라 할 것이다.
정치성향테스트를 통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은 많다. 스스로가 어떤 성향인지를 새삼 재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나와 다른 타인들은 누구인지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하게는 사용자 데이터가 쌓이다 보면 한국인의 마음 지도가 좀 더 선명하게 그려질 것이라 믿는다. 그 지도를 열심히 그리다 보면, 우리 공동체가 누구로 구성돼 있고 이들의 공통분모가 무엇이며 차이점들은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지금은 막연하기만 한 숙제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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