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韓 총선과 연계? 中 "3월 양회 뒤, 한·중·일 정상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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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엔 대만 집중…양회 지나고 하자"
3국 정상회의 협의 상황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이날 중앙일보에 "중국은 다음달 13일 대만 총통 선거 직후 한두달 간 대만 관련 상황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는 이유 등으로 3국 정상회의를 내년 양회 이후에 하자는 입장"이라며 "다만 내년 상반기 안에 개최해야 한다는 점에는 여전히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연중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는 중국 국가의사결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자문기구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의 연례 회의를 뜻한다. 통상 매해 3월 초부터 중순까지 열린다.
한ㆍ일ㆍ중 정상회의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회의를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당초 연내 재개를 목표로 한 가운데 지난달 26일 부산에서 정상회의 준비 성격인 3국 외교장관 회의가 열렸지만,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개최 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리창(李强) 중국 총리가 참석할 예정이다.
일본의 경우 3국 정상회의에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기시다 총리를 둘러싼 국내정치적 상황이 녹록치 않다. 일본 집권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 문제로 내각 지지율이 10~20%대까지 하락하면서 기시다 총리가 3국 정상회의를 비롯한 외치(外治)에 신경 쓸 여력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다만 지난 25일 일본 교도통신은 "기시다 총리가 내년 3월 초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방안을 미ㆍ일이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는데, 상반기 방미 일정과 연동해 3국 정상회의 일정도 저울질할 전망이다.
韓과 만남…레버리지로 쓰는 中
하지만 3국 정상회의 개최가 자꾸 미뤄지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중국의 소극적 태도가 꼽힌다. 지난달 15~1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만 해도 한ㆍ중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의지를 갖고 있었지만, 중국은 회담 준비의 초기 단계부터 전혀 호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중국이 여전히 한국과의 고위급 만남 자체를 '선물'을 주는 것처럼 여긴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이 내년 3월 이후로 3국 정상회의를 미루려는 배경엔 내년 4월 예정된 한국의 총선과 연계해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이 깔렸다는 시각도 있다. 총선 직전 중국까지 포함한 정상급 외교 행사가 국내에서 성사될 경우 정부·여당으로선 '컨벤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여지가 있다는 점을 노렸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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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정년 채우는 싱하이밍
한편 중국의 일방적 입장을 정제되지 않은 언어로 전달해 각종 구설에 올랐던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 대사는 내년까지 직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964년 11월생인 싱 대사의 정년은 내년에 끝나는데, 이를 한국에서 다 채우고 물러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싱 대사는 2020년 1월에 부임해 통상 3~4년인 대사 임기를 이미 채웠다.
앞서 싱 대사는 지난 6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고 말해 정부가 강하게 항의했고, 대중 여론 역시 악화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싱 대사를 향해 "가교의 역할이 적절하지 않다면 본국과 주재국의 국익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또 중국에 "적절한 조치를 기다리겠다"며 사실상 대사 교체를 요구했지만, 중국은 끝내 응하지 않았다. 싱 대사는 '베팅 발언' 직후 공개 활동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약 한 달여 뒤인 지난 7월쯤부터 주변에 자신이 "정년을 넘겨서 몇 년 더 한국 대사 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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