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내주 거취표명…정세균, 이재명에 “절벽서 손 놓으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28일 “내년 1월 첫째 주 안에 나의 거취랄까 하는 것을 국민께 말씀드리는 것이 옳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행신종합복지관에서 열린 최성 전 고양시장의 출판기념회에서다. 이 전 대표는 “연말까지 민주당에 시간을 주겠다고 약속했고, 새해 초에 국민께 보고드리겠다고 했으니 그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그동안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퇴와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요구가 연말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내년 초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이 대표와의 회동과 관련해선 “측근을 통한 협의에 의견 접근이 안 돼 지금은 협의 자체가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이재명 대표를 만나 1시간40여 분 동안 오찬 회동을 하고 당내 분열 상황에 대한 수습과 결단을 촉구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정 전 총리는 “총선 승리 없이는 국가의 미래도, 민주주의의 미래도 없다”면서 “단합은 선거 승리를 위한 필요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당의 구심력보다 원심력이 커지는 모양새가 걱정스럽다”며 “책임감을 갖고 당의 분열을 수습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공천 관련 논란이 구체적으로 거론됐다. 정 전 총리는 “공천 문제는 매우 스마트하고 나이스하게 당 대표가 진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범 김구 선생이 윤봉길 의사에게 건넸다는 ‘현애살수(懸崖撒手·절벽에 매달려 잡고 있던 손을 놓는다)’라는 말을 꺼낸 정 전 총리는 “필요할 때는 결단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면 당과 나라에도, 그리고 대표에게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비상한 시기이고, 총선에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렸다”는 말에 공감을 표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또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과 통합, 두 개를 조화롭게 하는 것이 어려운 문제”라며 “당 대표로서 최선을 다해 조화롭게 이뤄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이나 ‘통합 비대위’ 등은 거론되지 않았다.
작지 않은 인식 차가 드러난 대화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비명계 인사는 “이 대표 말에는 통합이 혁신을 저해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며 “적극적 통합 당부와 배치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선민후사(先民後私)’ 대신 ‘선민후민(先民後民)’을 말한 건 상황에 따라 이 대표가 모든 걸 내려놓아야 한다는 취지”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권 대변인은 ‘결단’의 의미에 대해 “정 전 총리가 과감한 혁신을 이야기했기 때문에 (이 대표의) 2선 후퇴나 (통합) 비대위와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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