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아이] 2024~2025년 한국의 중국 외교는

신경진 2023. 12. 29.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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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진 베이징 총국장

9·11 테러 직전이던 지난 2000년 미국 의회는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 The U.S.-China Economic and Security Review Commission)를 만들었다. 중국과 무역 및 경제 관계가 안보에 끼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해 적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기구다. 최고 전문가를 초빙해 청문회를 열고 이를 종합해 연간 보고서를 내서 일반에 공개한다. 입법부와 행정부에 권고하는 정책 제안을 담는다. 모두 이듬해 미·중 관계의 나침반이다.

올해 USCC 보고서가 제안한 정책 중 반도체법과 대만이 눈에 띈다. 의회가 미국 회계감사원(GAO)에 180일 이내에 최근 시행된 반도체수출금지법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보고서 작성을 요구하도록 권고했다. 중국이 첨단 반도체 기술을 취득하지 못하도록 막는 펜스는 더욱 촘촘해질 전망이다. 국방부엔 미국에 주문했지만 인도받기 전인 무기를 대만 군대가 미리 미국 영토에서 훈련을 통해 익숙해질 수 있도록 조치를 권했다. 반도체와 대만 이슈는 2024년에도 계속해서 미·중 관계를 좌지우지할 전망이다.

2023년 미국 의회 직속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 요약본 표지. 가판 상인과 폭락한 홍콩주가지수, 중국의 해양경찰선으로 중국을 요약했다. [USCC 사이트 캡처]

더욱 거세질 미·중 대립 속에서 한국 외교는 어떻게 중국을 다뤄야 할까. 먼저 지피(知彼). 중국의 정상외교 스케줄은 올해보다 빡빡하다. 각각 러시아·카자흐스탄·페루가 의장국인 상하이협력기구(SCO), 브릭스(BRICS), 아·태경제협력기구(APEC) 정상회담 참석이 예상된다. 이란·프랑스 답방도 확정적이다. 올해 러시아·남아공·미국·베트남 4개국 순방보다 잦다. 한국은 2025년 외교 캘린더에 담겼다. 한국이 의장국인 2025년 APEC 회담에 시진핑 주석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다음은 지기(知己). 2024년 한국 외교의 최대 이벤트는 한국이 의장국인 2차 한·미·일 정상회담이다. 지난주 베이징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중국사회과학원의 전문가는 내년 한·중 관계의 최대 이슈로 한·미·일 안보동맹을 꼽았다. 캠프 데이비드 원칙의 안착 여부에 촉각을 세웠다. 중국이 내년으로 넘긴 한·일·중 회담으로 한·미·일 정상회담을 견제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집권당 교체가 없다. 시간을 설정한 외교는 승산이 적다. 중국 최고지도자의 답방에 공들일 필요가 없는 이유다. 한·미·일 삼각 외교에 집중이 우선이다. 성공하면 중국은 한국 위상을 재평가할 것이다. 선례는 베트남이다. 올해 9·12월 미·중 정상은 하노이를 다퉜다. 순방외교 아닌 홈그라운드 외교의 해가 시작됐다.

신경진 베이징 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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