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총의 대명사 ‘글록’의 아버지 가스통 글록, 94세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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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총의 대명사 '글록'을 발명한 글록사(社)의 창업주 가스통 글록이 9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2007년 미국 버지니아공과대학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인 조승희와 2011년 청소년 등 77명을 살해한 노르웨이 테러범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도 범행 당시 글록 권총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그가 개발한 권총은 세계에서 가장 대중적인 무기 중 하나로 자리 잡았지만, 글록 자신은 대외활동을 자제하며 은둔 생활에 가까운 삶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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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권총’으로 패러다임 바꿔
美경찰의 최애 총, 범죄에도 악용
권총의 대명사 ‘글록’을 발명한 글록사(社)의 창업주 가스통 글록이 9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글록사는 성명을 통해 “그의 정신과 함께 그의 작업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1929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난 글록은 기계공학을 전공한 뒤 빈 외곽의 한 기술 기관에서 일을 시작했다. 이후 1963년 자신의 이름을 딴 글록사를 설립했다. 초반엔 군용 칼이나 커튼 봉, 경첩 등을 생산하는 회사였다.
1980년 오스트리아 장교가 글록에게 좀 더 혁신적인 권총을 만들어볼 것을 제안했고, 글록은 일부 부품을 무거운 금속 대신 플라스틱으로 만든 경량 9㎜ 반자동 권총을 개발했다. 이 권총은 17발까지 장전이 가능했으며, 무엇보다 가볍고 견고해 오스트리아 군에서 폭넓게 사용됐다.
이후 글록사는 1982년 미국으로 진출했지만 초반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미국 총기업자들은 ‘플라스틱 권총’이라며 평가절하했고, 일부 언론들도 공항 보안대에서 걸리지 않아 테러에 사용될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미국 범죄율이 급증하고 경찰의 총기 사용이 늘면서, 가볍고 휴대가 편한 글록 권총은 1980년 중반부터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연방 경찰의 약 3분의 2가 글록 권총을 제식으로 채택한 상황이다.
글록 권총은 현재 세계 각국의 군대와 사법당국뿐 아니라 강력 범죄자까지 선호하는 권총이 돼 있다. 2007년 미국 버지니아공과대학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인 조승희와 2011년 청소년 등 77명을 살해한 노르웨이 테러범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도 범행 당시 글록 권총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전 세계적 시장 확대를 통해 글록은 막대한 재산을 축적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2017년 글록 권총의 전 세계 매출은 5억 달러(6437억)에 이르고, 글록의 개인재산은 2021년 기준 11억 달러(약 1조4000억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그가 개발한 권총은 세계에서 가장 대중적인 무기 중 하나로 자리 잡았지만, 글록 자신은 대외활동을 자제하며 은둔 생활에 가까운 삶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99년 동업자의 암살시도가 있었을 때와 2011년 재혼 당시를 제외하면 언론에 거의 노출되지 않았다.
최승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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