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진 한동훈 비대위, 3040 비정치인 전면 내세웠다
한동훈 위원장과 함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어 갈 비대위원에 30·40세대와 비(非)정치인 출신이 전면 배치됐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8일 국회에서 “한동훈 비대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11명으로 구성된다. 비대위원 10명 중 2명은 당연직, 나머지 8명은 지명직”이라며 인선안을 발표했다. 29일 당 상임전국위원회의 추인에 앞서 명단을 공개한 것이다.
윤재옥 원내대표와 유의동 정책위의장은 당연직으로 참여한다. 지명직엔 김예지 의원(비례대표)을 비롯해 민경우 시민단체 길 상임대표,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 구자룡 변호사, 장서정 자란다 대표, 한지아 을지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박은식 호남대안포럼 대표, 윤도현 SOL 대표가 포함됐다. 전날 한 위원장은 “자기가 땀 흘려 돈 벌고, 가족을 보호하고 동료 시민으로 선의를 가진 분을 모셔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 직접 인선한 지명직 비대위원 8명의 나이는 평균 43.8세다. 민경우(58)·김경율(54) 대표를 제외하고 대부분 30·40세대다. 최연소인 2002년생 윤도현(21) 대표는, 2011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에 참여했을 때 나이(26세)보다 어리다. 한 위원장(50)을 포함한 평균 나이는 44.4세로, 지난 김기현(64) 지도부의 평균 53.6세보다 열 살 가까이 젊다.
지명직 중 김 의원을 제외한 전원이 모두 여의도 밖 인사다. 민경우 대표는 운동권 출신이지만 전향해 현재 수학 강사로 일하고 있다. 김경율 대표는 ‘조국 사태’ 때 참여연대를 탈퇴한 회계사다. 이외에 변호사(구자룡), 의사(한지아·박은식) 등 전문직이 참여했다. 장서정·윤도현 대표는 각각 돌봄서비스와 자립준비청년 지원 사업을 했다.
상당수가 야권 저격수 출신이다. 민 대표는 민주당 86 운동권을 맹공해 왔고, 김 대표는 ‘조국 흑서’라 불리는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 대장동 의혹을 파헤친 ‘맞짱’ 등의 저자다. 구 변호사는 대장동 의혹을 비판해 왔고, 박 대표는 호남의 신세대 우파 활동가다.
다만 장 대표를 제외한 전원이 여권 활동 이력이 있다는 점에서 ‘돌려막기’라는 말도 나온다. 한 교수는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 박 대표는 당 인재영입위에서 활동 중이다. 구 변호사와 윤 대표는 이달 발표된 영입 인사다. 민 대표와 김 대표는 각각 지난 5월 출범한 당 시민단체 선진화 특위와 당 코인 게이트 진상조사단의 외부 위원으로 활동했다.
인선안 발표 직후 민 대표가 지난 10월 한 행사에서 “지금 가장 최대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빨리빨리 돌아가셔라”라고 한 말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은 오후에 성명을 내고 “국민의힘이 내년 4월 총선에서 1000만 노인 세대의 지지를 받고 싶다면 망언한 민 비대위원 내정자를 즉각 사퇴시키고, 이런 실수를 저지른 한 비대위원장이 즉각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김 회장은 지난 7월 “남은 수명에 비례한 투표권 행사가 합리적”이라는 말로 물의를 빚은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사과하러 찾아오자 “뺨이라도 때려야 노인들의 분노가 풀릴 거 같다”며 준비한 그의 사진을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민 대표는 “젊은 세대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며 나온 실수”라며 “어르신을 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고 신중치 못한 표현은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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