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사건 그 후...“교권 근본적 회복 없다”

최경식 2023. 12. 28.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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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에게 있어서 2023년은 고통스러운 해로 기억될 만하다.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을 비롯해 교권침해 문제가 잇따르면서 마음 고생이 심했다.

교권회복 머나먼 길 교사들은 올해 최대 이슈로 '서이초 사건'과 '교권 침해'를 꼽았다.

서이초 교사의 극단적 선택으로 그동안 잠복돼 있던 교권 침해의 심각성이 세상에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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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사 20명 설문
교권 회복 요원
학원사역은 심각
학교-교계 연결돼야


교사들에게 있어서 2023년은 고통스러운 해로 기억될 만하다.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을 비롯해 교권침해 문제가 잇따르면서 마음 고생이 심했다. 이런 가운데 기독교사들은 녹록치 않은 학원사역에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국민일보는 지난 27일부터 이틀간 대표적인 기독교사 단체인 좋은교사운동 소속 회원 등 기독교사 20명을 대상으로 올해 교육계 이슈와 학원사역 현황 및 제언을 청취했다.

교권회복 머나먼 길
교사들은 올해 최대 이슈로 ‘서이초 사건’과 ‘교권 침해’를 꼽았다. 서이초 교사의 극단적 선택으로 그동안 잠복돼 있던 교권 침해의 심각성이 세상에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교권과 관련한 근본적인 개선은 아직 갈길이 멀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악의적인 민원은 표면상 줄어들었고 서로 눈치를 보는 경향은 생겼지만, 이해할 수 없는 민원은 이어지고 있고 교권을 과소평가하는 분위기는 여전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교사들의 책임과 부담이 더욱 커졌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현지 창원 합포여중 교사는 “학생생활 제규정이 개정되면서 학생이 수업 활동에 방해가 될 때 분리할 수 있는 조항이 생겼다. 그러나 새로운 조항들이 생기면서 분리 사항에 대한 장부를 별도로 만들어 관리해야 하는 등 교사가 짊어져야 할 부담은 늘었다”고 토로했다.

교사들은 교권 회복을 위한 나름의 방안을 이야기했다. 김미선 경남 하동고 교사는 “핵심은 인식이다. 문제 해결의 주체가 교사만이 아니라 학부모와 학교 학생 사회 등 공동체 모두라는 걸 인식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교육과 수업의 가치, 교육자의 권위 등을 존중하는 교육 등이 정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마조마한 학원 사역
교사들은 현재 학원사역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입을 모았다.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운영되는 교육과정 이외의 활동 모두가 전반적으로 제약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학원사역 자체도 크게 위축됐다.

홍미진 진주 갈전초 교사는 “일부 학생들을 교사 가정으로 초대하거나 교실에서 함께 말씀을 나누는 것도 민원 소재거리가 돼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교회를 다니는 학부모 조차도 학교 내에서 사역 활동이 이뤄지는 데 난색을 표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수년 전 상황과 비교하면 사역 자체가 꽁꽁 얼어붙은 셈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교사들이 꼽은 학원사역 활성화 대책의 핵심은 지역교계가 구원투수로 나서 달라는 것이다. 교계가 적극적으로 교회 인근 학교의 기독교사들과 네트워크를 다져줬으면 하는 바람이 많았다.

학교 인근학원사역 협력교계’ 절실
박준현 전남 목포공고 교사는 “한 학교 동아리에는 교회를 다니지 않는 학생들이 70%나 되는데 이들을 지역 교계로 안내해줄 사역자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교계에서 한 달에 한 번씩만이라도 학교에 들어와 학생들과 친숙하게 관계를 맺어주면 학생들이 교계에 거부감없이 흘러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위해 ‘학원사역 협력교회’와 같은 네트워크 조성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학원사역의 핵심 멤버인 기독교사들의 적극성도 강조됐다. 교사가 학생·학급별 특성에 맞춰 수업과 상담을 병행하면서 신뢰를 다지는 일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최순연 통영 한려초 교사는 “밀착 소통하면서 친해진 뒤 복음을 삶의 장면에 자연스럽게 녹여서 전하는 ‘한 장의 편지’ ‘한 쪽의 안내문’ ‘한 통의 전화’ ‘한 줄의 카톡’ 등으로 매순간 함께 축복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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