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상과 만남… 2024년, 설레게 하는 책들

김남중 2023. 12. 28.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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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 13년 만에 두 번째 장편소설 발표
올 노벨상 수상한 욘 포세 최신작 준비 중
이승우·이해인·파묵 등 산문집도 풍성
2024년에는 어떤 책들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을까. 주요 출판사들에게 내년에 출간할 예정인 주요작들을 소개받아 문학·비문학으로 나눠 정리한다. 책 제목은 대부분 ‘가제’로 출간될 때 바뀔 수 있다.

문화

왼쪽부터 김애란, 욘 포세, 오르한 파묵, 정유정. 국민일보DB

문학동네는 김애란이 ‘두근두근 내 인생’ 이후 13년 만에 발표하는 두 번째 장편소설을 상반기 중 출간한다. 제목은 미정. 작가는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라고만 설명하고 있다.

은행나무는 베스트셀러 작가 정유정의 장편 ‘영원한 천국’과 배수아의 장편 ‘속삭임 우묵한 정원’을 선보인다. 창비는 부동산, 청년문제 등 시대상을 담은 정이현의 장편, 창경궁 대온실 수리 공사를 계기로 잊고 싶었던 과거를 마주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김금희의 장편,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첫 장편 ‘오지리에 두고 온 서른 살’을 현대의 이야기로 확장한 공선옥의 장편 등을 펴낸다.

남성 작가로는 윤흥길이 ‘문신’(문학동네) 4·5권을 내년 봄에 동시 출간하며 필생의 역작을 완간한다. 이기호는 장편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문학동네)과 ‘미성년 가족’(현대문학)을 내놓을 예정이다.

해외 작가로는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욘 포세의 최신작 ‘샤이닝’(문학동네)을 기대하게 된다. 차가 멈춘 눈 내린 숲에서 밤중에 혼자 길을 잃고 헤매던 한 남자가 하얗게 빛나는 신비한 존재와 조우하게 되는 기이한 경험을 포세식 ‘침묵의 언어’로 전한다.

올해 사랑을 받은 ‘트러스트’의 뒤를 이어 에르난 디아스의 데뷔작 ‘먼 곳에서’(문학동네)가 번역돼 나온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올가 토카르추크의 단편집도 처음 출간될 예정이다. 19편의 단편을 묶은 ‘여러 개의 작은 북 연주’(은행나무)가 그것이다. 현대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매해 노벨문학상 후보로 호명되는 류드밀라 울리츠카야의 대표작 ‘통역사 다니엘 슈타인’(문학과지성사)도 나온다.

작가 산문집으로는 ‘어떻게 문학을 하는가’에 대한 답변을 담은 이승우의 산문집(문학동네), 이해인 수녀의 입회 60주년 기념 산문집 ‘소중한 보물들’(김영사), 창비에서 준비하고 있는 인기 시인 박준과 안미옥의 에세이집 등이 우선 눈길을 끈다.

민음사는 2008년부터 오르한 파묵이 쓰고 그린 노트를 정리한 ‘먼 산의 기억’을 출간한다. 화가를 꿈꾸기도 했던 파묵의 그림을 만날 수 있다. 살만 루슈디 에세이집 ‘진실의 언어’(문학동네)도 예정돼 있다. 자신의 문학을 둘러싼 이야기부터 정치·사회 비평, 영화비평까지 담겼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레코드 이야기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2’(문학동네)도 나온다.

민음사는 여성문학연구회가 엮은 ‘여성문학전집’(전 7권)을 내년 2월쯤 선보인다. 지난 100년 동안의 한국 여성문학에 대한 최초의 선별이라는 설명이다.

비문학

왼쪽부터 문유석, 서경식, 제러미 리프킨, 문정인. 국민일보DB

반비는 최근 세상을 떠난 재일동포 에세이스트 서경식의 유작 ‘나의 미국 인문 기행’을 내년 1월 중 출판한다. ‘이탈리아 인문 기행’ ‘영국 인문 기행’을 잇는 서경식 인문기행 시리즈 세 번째 편이다.

창비는 백낙청 임형택 최원식 백영서 등 창비 원로들이 엮은 ‘한국 사상선’ 1차분 10권을 선보인다. 2026년까지 30권으로 완간한다는 계획이다.

‘개인주의자 선언’ ‘최소한의 선의’ 등을 쓴 판사 출신 작가 문유석은 새 에세이집 ‘세컨드 라이프’(문학동네)를 내놓는다. 문유석이 2020년 법복을 벗고 작가로 두 번째 인생을 살아가면서 경험한 4년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마음산책은 고전을 통해 현실과 삶을 이야기하는 진은영 시인의 고전 비평집 ‘다시 본다, 고전’, 타임지가 2023년의 인물로 선정한 미국 뮤지션 테일러 스위프트의 말들을 정리한 ‘테일러 스위프트의 말’을 펴낸다.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는 한반도에서 꽃피워야 할 진짜 평화는 어떤 것인지를 모색하는 ‘다시 보는 한반도 평화론’(한겨레출판)을 발표한다. 2019년 ‘불평등의 세대’로 호평을 받은 이철승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신작 ‘불평등 극복’(문학과지성사)을 출간한다. 창업과 교육 시스템을 전제로 노동이 스스로 자본이 될 수 있는 사회에 대한 모색을 담을 예정이다. 내년 세월호참사 10주기를 맞아 그동안의 활동들을 돌아보며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는 ‘세월호참사 10년의 사람들’(한겨레출판)도 내년 3월에 나온다.

‘간송 전형필’ ‘아 김수환 추기경’ 등을 쓴 전기작가 이충렬은 ‘영등포의 슈바이처’로 불렸던 요셉의원 원장 선우경식의 첫 평전 ‘의사 선우경식’(위즈덤하우스)을 출간한다. 일제시대 강주룡부터 한진중공업 김진숙까지 여성 노동자들의 관점에서 한국 노동 운동사를 재구성한 남화숙 워싱턴대 교수의 책 ‘체공녀들’(후마니타스)도 미국 학계에서의 호평을 바탕으로 국내에 번역된다.

과학책으로는 물 문제를 통해 생태위기를 들여다보는 제러미 리프킨의 신작(제목 미정, 민음사), 이성과 합리성에 대한 스티븐 핑커의 성찰을 담은 ‘이성이란 무엇인가’(사이언스북스), 2021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마나베 슈크로의 ‘기후 변화를 넘어서: 기후 모형의 정석’(사이언스북스) 등이 기대작으로 꼽힌다.

김영사는 2009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벤키 라마크리슈넌이 노화와 죽음에 대해 쓴 ‘우리는 왜 죽는가’를 소개한다. 동아시아가 펴내는 ‘뉴럴 링크’는 국내 저자 임청환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소개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정치를 다룬 책으로는 소수의 독재가 어떻게 가능한가를 주제로 미국 정가를 분석한 ‘소수의 폭정’(어크로스), 지난 200년간 미국 보수주의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살펴보면서 오늘날 우파의 내부 논쟁을 조명한 에드먼드 포셋의 ‘보수주의’(글항아리), 신자유주의가 어떻게 거의 반 세기 동안 미국 정치를 지배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포괄적 설명을 제시하는 ‘신자유질서의 흥망성쇠’(21세기북스) 등이 주목된다.

메디치미디어는 국제관계 전문가 메리 서로티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 교수의 주요 저서 세 권을 소개한다. 특히 내년 5월 출간 예정인 ‘나토의 동진: 미국과 러시아, 냉전 이후의 고착 상태’는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10년 동안 나토의 동진을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긴장관계가 어떻게 유럽의 지정학을 변화시켰는지를 밝힌 책으로 현재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해하게 해준다.

‘백래시’를 쓴 수전 팔루디의 신작 ‘스티프드’(21세기북스), ‘나쁜 페미니스트’로 유명한 록산 게이의 신작 ‘의견들’(문학동네) 등 페미니즘 신작들도 반갑다. ‘스티프드’는 남성성 신화에 대한 분석을 통해 성난 20대 남성들을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의견들’은 록산 게이의 칼럼·에세이 선집으로 2024년 대선을 앞둔 미국의 문화적 지형을 읽을 수 있는 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위즈덤하우스는 화가 마크 로스코가 예술의 역사를 더듬으며 시대, 예술, 문화를 성찰한 산문집 ‘예술가의 리얼리티’를 출간한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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