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어린이 옷 벗기고 구금' 인권침해 논란

"무기소지 검사일 뿐"

이스라엘군(IDF)이 팔레스타인 어린이와 노인 등 남성들을 가자지구의 한 축구장에서 옷을 벗기고 잡아둔 모습을 찍은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사진가인 요시 감주 레토바는 자신이 이스라엘군 나할 여단 932연대를 종군 취재했다며 지난 2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이같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팔레스타인 남성 수십명이 속옷만 입은 채 야외 경기장에서 이스라엘 군인들 앞으로 줄을 지어 걷거나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속옷만 입은 소년도 최소 두 명 포함됐다.

NYT는 이 영상을 자체적으로 검증했으며 영상 속 장소는 가자시티 내 축구 경기장 야르무크 스타디움이라고 밝혔다. 촬영 시기는 이달 중순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이 이같은 인권 탄압을 저지르고 있다는 비판은 이달 초부터 제기됐다. 관련 사진과 증언이 공개되자 당시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남성들의 하마스 전투원 여부 검증을 위해 대거 모아야 했다며 무기가 없음을 확인하기 위해 옷을 벗겼다고 주장했다.

가자 북부에서 발견된 징병 연령 남성들을 체포하고 있다고 했지만 이번 영상에선 백발을 한 노인 남성도 상의를 입지 않은 채 붙잡혀있었다.

이번 영상과 관련해 니르 디나르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해당 영상이 자신들에 의해 공개된 것이 아니라며 답변을 거부했다고 NYT가 밝혔다. 그는 별개 성명에서 이스라엘군은 구금자들을 국제법에 따라 대우하고 있다며 무기나 폭탄 소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이들에게 옷을 벗도록 하고 있다는 입장을 번복했다.

구금자들이 조사가 끝나고 옷을 입는 것이 가능해지면 옷을 돌려주고 있으며 ‘테러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풀어주고 있다고 NYT에 밝혔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