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변신 성공한 韓게임, 갑진년에도 도전은 계속된다
‘P의거짓’·‘데이브 더 다이버’, 콘솔 시장 저변 넓히는 데 한 몫
엔씨소프트·넷마블·스마일게이트 등 내년 새 시도
올 한해 국내 게임 업계엔 플랫폼 및 장르 변화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게임사들은 수익 효율을 극대화한 모바일 기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를 고집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 불모지로 여겼던 콘솔 게임을 성공적으로 흥행시키는 등 새로운 땅 개척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특정 플랫폼에 국한한 전략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분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은 내년 출시 신작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올해 콘솔 시장에서 굵직한 발자취를 남긴 게임사는 네오위즈다. 네오위즈는 지난 9월 소울라이크 액션 게임 ‘P의 거짓’으로 ‘한국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P의 거짓은 이탈리아의 유명 동화 피노키오를 잔혹 동화로 재해석하고 전투 시스템, 최적화 등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이면서 세계 게임 시장의 큰 이목을 샀다.
P의 거짓은 출시 약 한 달 만에는 글로벌 패키지 누적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했다. 특히 ‘콘솔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북미·유럽과 일본 등 해외에서 매출의 90%가 발생하며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이러한 결실을 인정받듯 P의 거짓은 지난달 열린 ‘2023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통령상인 대상과 함께 6관왕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네오위즈는 스팀과 콘솔 장르의 ‘산나비’를 출시하며 완성도 높은 게임 개발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콘솔 차기작 ‘프로젝트M’도 한창 준비 중이다.
업계 불황 속 ‘좋은 라인업’으로 유일하게 고공행진 중인 넥슨도 ‘데이브 더 다이버’로 콘솔 시장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데이브는 넥슨의 자회사 민트로켓이 자체 개발한 신규 지식재산권(IP)이자 최초로 선보인 싱글 패키지 게임이다. ‘하이브리드 해양 어드벤처’라는 독창적인 게임성과 함께 높은 대중성으로 해외에서 매우 큰 인기를 얻었다.
데이브의 성과는 국산 게임으로는 이례적인 수준이다. 국내 최초로 싱글 패키지 누적 판매 200만장을 돌파했으며 유명 평론 사이트 ‘메타크리틱’과 ‘오픈크리틱’에서 평점 90점을 확보했다. 데이브 또한 올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영예를 얻었다. 넥슨은 15일 ‘더 게임 어워드’에서 데이브와 올해 화제작인 ‘블랙 솔트 게임즈(Black Salt Games)’의 낚시 어드벤처 게임 ‘드렛지(Dredge)’의 협업을 공개하면서 DLC 업데이트를 발표했다.
황재호 데이브 더 다이버 디렉터는 “기존 존재하던 게임들의 익숙한 매력이 아닌, 창의적이면서도 ‘재미’가 우선시되는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모든 개발진이 고군분투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데이브를 통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사용자분들께 다양한 방법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넥슨은 내년에도 슈팅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과 역할수행게임(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 등을 PC·콘솔 기반 게임을 대거 출시한다. 민트로켓이 개발 중인 PC 파밍 탈출 게임 ‘낙원: 라스트 파라다이스(LAST PARADISE)’도 국내외 게이머들의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넷마블은 모바일 플랫폼에서 좋은 퀄리티의 게임을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게임사다. 넷마블은 내년 상반기부터 인기 IP를 활용한 신작을 국내외 시장에 선보인다. 출시 예정작으로는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아스달연대기: 세 개의 세력’ ‘일곱개의대죄: 오리진’ 등이 있다. 세 작품의 원작 모두 각각 웹툰,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세계 곳곳에서 인기를 얻은 바 있다.
MMORPG 개발력으로 유명한 엔씨소프트는 최근 신작을 통해 큰 변신을 꾀했다. 지난 7일 PC로 출시한 ‘쓰론 앤 리버티(TL)’는 엔씨의 MMO 해석 능력을 재확인한 게임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 게임은 내년 콘솔 버전을 출시해 북미·유럽 지역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 TL의 글로벌 퍼블리싱은 아마존게임즈가 맡았다.
웹젠은 수집형 RPG ‘테르비스’를 준비 중이다. 스마일게이트는 ‘블루 프로토콜’과 ‘원더러스:이터널월드’를, 컴투스는 ‘스타시드:아스니아 트리거’ 등으로 지금까지와 사뭇 다른 도전에 나선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더는 양산형 MMORPG만으로는 성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다양한 글로벌 확장 시도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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