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배우 이선균을 협박해 돈을 뜯어낸 유흥업소 여실장 A씨가 사전에 범행을 공모한 정황이 포착됐다.
28일 디스패치는 이선균의 사망을 두고 물증도 없이 반복된 공개 소환으로 무리한 수사를 진행했다며 이선균의 '피의자 신문조서'를 공개했다. 이어 이선균을 협박해 돈을 뜯어낸 A씨와 지인의 메시지 내용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월 18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수사 1팀)는 '유명 연예인 및 강남 상위 1% 유흥업소 종사자 등 마약류 투약 사건 수사' 계획으로 사건 진행 보고서를 올렸다,
여러 대상자가 올랐고, 술집마담 A씨에 대한 마약 첩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선균의 이름을 건졌다. 경찰은 제대로 내사도 하지 않고 보고서를 작성, 이후 10월 19일 이니셜 기사가 경기신문의 단독보도를 통해 전해졌다. 사건 진행 보고서가 올라간지 하루만에 언론에 샌 것.
내사는 '풍문'을 체크하는 수준의 신빙성을 검토하는 과정이지만 이선균의 이름이 이니셜로 공개됐다. 경찰은 아직 A씨에 대한 조사를 하지도 않은 시점. 그는 마약 전과 6범. 동시에, 이선균을 협박해 3억 원을 뜯어낸 공갈 사건의 피의자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누구든 팔아야 했고, 경찰은 누구든 잡아야 했기에 '공적'과 '실적' 사이의 희생양은 이선균이 됐다. 경찰이 진술의 신빙성을 따지기 위한 노력에 의문이 드는 지점이다. 경찰의 A씨에 대한 의존은 이미 지디 사례로 확인됐기 때문. 지디가 화장실에서 비틀거리면서 나왔다는 말에 지디를 마약 혐의자로 몰고 갔다.
지난 26일, 이선균이 빨대를 이용해 코로 흡입했지만 수면제로 알았다는 진술이 JTBC를 통해 단독 보도됐다.
이선균은 이날 오후, 인천경찰청에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의뢰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마약 혐의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진술의 진위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하는 순간 JTBC의 단독이 터졌다.
지난달 24일 또한 이선균의 겨드랑이털이 음성으로 나오고 경찰이 무리한 수사로 질타를 받자, 그날 저녁 KBS는 A씨와 이선균의 녹취록을 단독보도했다.
이선균은 "진위를 가리자"며 거짓말 탐지기도 제안할만큼 의지가 있었으나 '전후사정'이 생략된 조서는, 그가 무너진 계기가 됐다.
공개된 이선균의 피의자 신문조서에 따르면 이선균은 A씨에게 '왜 코로 먹나. 이상한거 아니냐'라고 물었으나, A씨는 친한 의사 오빠가 처방해준 수면재라고 답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김 씨에게 '왜 코로 약을 먹냐? 이상한 거 아니냐'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코로 하는 게 효과가 빠르다. 오빠도 궁금하면 해봐'라고 말해서… (김 씨) 친한 의사 오빠가 처방해 준 수면제라 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이어 공개된 A씨가 지인들과 나눈 카톡에는 "선균 오빠한테 선수 쳐서 '나 해킹당해서 협박당하고 있어서 이미 5천 뜯겼다' 이럴까?"라며 이선균에게 돈을 갈취할 계획을 세웠다.
A씨가 해킹범이자 협박범까지 1인 3역을 한것으로 추정된다며 이선균에게 돈을 뜯어낼 궁리를 한 카톡 내용을 공개했다. 결국 이선균은 지난 9월 22일 A씨에게 3억을 건넸고, 3억을 해커에게 전달하겠다는 각서도 썼다.
"향후 어떤 형태의 문제 제기도 하지 않으며, 추가 금전을 요구하지 않는다. 관련자들에게 일체의 접촉과 연락을 하지 않고, 어떤 내용도 외부에 발설하지 않는다."
그러나 A씨는 해커에게 건네지 않았고 이선균에게 공갈, 협박 혐의로 고소당했다.
한편, 이선균은 지난 10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세 차례 받았다. 이후 27일 오전 10시 30분 경 이선균은 종로구의 한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故이선균의 빈소가 마련됐다.
고인의 장지는 전북 부안군으로 알려졌으나, 28일 오전 수원장으로 변경됐다. 발인은 오는 29일 엄수된다.
시망 하루 전에도 이선균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피력하며 거짓말탐지기를 이용한 추가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선균의 사망으로 인해 그의 마약투약 혐의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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