뗄 수도 없는데…2m 폐그물 달고 다니는 제주 새끼 돌고래

한영혜 2023. 12. 28. 17:5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남방큰돌고래가 28일 대정읍 영락리·일과리 해안에서 유영하는 모습이 발견됐다. 사진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다큐제주

버려진 그물에 걸린 채 제주도 연안을 유영하는 새끼 남방큰돌고래의 모습이 28일 포착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제주대학교 돌고래연구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유영하던 남방큰돌고래 가족 가운데 새끼 1마리에게서 이상한 모습이 엿보였다. 이 새끼 돌고래는 생후 1년 미만으로 추정됐다.

새끼 돌고래는 꼬리에 자신 보다 더 길어보이는 검정색 물체를 매달고 다녔다. 조사해보니 꼬리에 걸린 그 줄은 약 2m에 이르는 것으로 보이는 폐그물이었다.

연구팀은 지난달 1일 제주시 구좌읍 앞바다에서 해당 새끼 남방큰돌고래를 처음 발견하고 두 달째 추적 모니터링을 이어가고 있다며 상처가 심해질 경우 절단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병엽 제주대 교수는 “꼬리에 걸린 그물이 두께가 가늘어 돌고래가 헤엄칠 때마다 살을 파고들 수 있다. 그러면 꼬리 부위가 잘려나갈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폐그물에 해조류가 붙으면서 점차 무게가 무거워져 새끼 돌고래가 움직이기 힘들어지고 폐그물이 암초에 걸리기라도 하면 돌고래가 움직일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과 ‘다큐제주’는 지난달 1일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해안에서 꼬리에 폐그물이 걸린 이 새끼 돌고래를 처음 발견, 추적 모니터링을 해오고 있다.

연구킴은 돌고래의 꼬리에 폐그물이 걸린 지 적어도 두 달 가까이 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렇다고 당장 인간의 힘으로 바다에서 유영하는 남방큰돌고래 꼬리에 걸린 폐그물을 뗄 수도 없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남방큰돌고래가 주요 유영하는 연안 500m 내에서는 조업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그 안에는 수중 쓰레기 정화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도는 멸종위기에 처한 남방큰돌고래를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생태법인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제주특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