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속 30일부터 함박눈 펑펑…새해 해돋이 볼 수 있나

지난 1월 눈이 내리는 서울 광화문 광장 모습. 연합뉴스

고농도의 미세먼지가 이어지는 가운데 31일에 눈·비까지 내려 해넘이를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새해 첫 해돋이는 구름 사이로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30일부터 31일 사이 저기압이 한반도를 지나가면서 함박눈이 쏟아질 전망이다. 30일 수도권을 시작으로 중부지역에 눈 또는 비가 내리고 31일은 중부 내륙과 경북 북부에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온이 낮은 강원도는 대설특보가 발표될 정도로 많은 눈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31일은 탁하고 구름 낀 하늘 탓에 해넘이를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내년 1월 1일은 하늘은 맑지만, 동해안에 구름이 낄 것으로 보인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동해안에서 해수면을 차고 오르는 해돋이는 볼 수 없고, 내륙에서 구름 사이로 태양이 솟는 모습은 볼 수 있겠다"고 말했다.

평년보다 포근한 날씨 내년 초까지 이어질 듯

지난해 12월 31일 대구 남구 대명동 앞산 해넘이 전망대에서 시민들이 임인년(壬寅年) 마지막 해넘이를 보는 모습. 연합뉴스

평년보다 포근한 기온도 계속된다. 기상청은 29일 아침 최저 기온은 -6~2도, 낮 최고기온은 4~12도, 30일 아침 최저 -4~4도, 낮 최고 2~11도로 예상한다. 중기 예보 기간인 31일부터 다음 주말까지도 아침 최저 -6~7도, 낮 최고 3~11도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미세먼지는 새해 첫날 씻겨 나갈 전망이다. 현재 전국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건 대기 정체 때문인데, 한반도를 통과하는 저기압 후면으로 북쪽에서 바람이 불어 대기 하층에 쌓인 미세먼지도 날아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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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정체 풀릴 때까지 미세먼지 농도↑

현재 전국 대부분 지역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36~75㎍/㎥)' 수준을 기록하며 미세먼지 비상이 걸렸다. 환경부는 28일에 올겨울 처음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다. 이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세종·충청권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50㎍/㎥를 초과했다. 29일도 전국 대부분 지역이 초미세먼지 농도 '나쁨' 수준이고, 인천·경기남부·충북·세종은 50㎍/㎥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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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발생 요인 여전히 크다"

올겨울 들어 첫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수도권 등에 시행 중인 28일 서울 하늘이 미세먼지로 뿌옇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미세먼지의 습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의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비상저감조치 등이 효과를 보기에는 국내·국외의 미세먼지 발생량이 너무 많은 데다 엘니뇨 현상 때문에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를 짙게 만드는 기압계 상황이 잦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허창회 서울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미세먼지 예측 영상을 보면 충남 중심으로 고농도 미세먼지가 퍼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비상저감조치 등은 사실상 고농도의 미세먼지 대응에 효과를 보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발 미세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국내로 유입되거나, 대기가 정체할 때 충남 지역의 화력 발전소가 내뿜는 미세먼지가 충청권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축적되는 게 우리나라가 겪는 미세먼지 문제의 주요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엘니뇨로 한국 겨울이 따뜻해지면서 추운 시베리아 지역을 통과하는 공기보다 베이징·상하이 쪽에서 불어오는 서풍이 심화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송철환 광주과학기술원 지구·환경공학부 교수는 "편서풍이 잦아지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상황도 반복된다"며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잠복한 문제"라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