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새해 화두는 '위기돌파‧협력‧혁신'

박영국 2023. 12. 2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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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6단체장, 신년사 통해 새해 전망 및 다짐 밝혀
새해에도 위기요인 지속…규제개혁 등 기업활력 제고 정책 강조
각계각층 협력으로 위기돌파…혁신으로 신성장동력 확보
최태원 '교룡득수', 류진 '심상사성', 김기문 '운외창천'…새해 사자성어
경제 6단체장.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류진 한경협 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구자열 무역협회장, 최진식 중견련 회장. ⓒ각 단체

경제단체장들이 28일 일제히 신년사를 발표한 가운데 이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운 화두는 위기돌파, 협력, 혁신이었다.

여러 위기 요인들이 새해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지만, 기업들이 중심이 돼 위기 돌파에 나서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각계각층의 협력과 위기를 기회로 삼는 혁신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위기요인 새해도 지속…경제 회복 낙관 못해

경제단체장들은 먼저 지난해 우리 경제를 어렵게 했던 요인들이 많았다고 돌아본 뒤 새해에도 대외 환경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해는 회복중인 우리경제에 고금리, 높은 물가, 수출부진 등이 닥치며 쉽지 않은 한 해였다”면서 “기존의 위험요소는 해소되지 않은 채 새로운 리스크들이 더 쌓이면서 경제주체들의 부담이 더욱 늘어났다”고 말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새해에도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한국경제의 도약을 위해 해야 할 일도 많다”면서 “미국의 성장 둔화와 중국의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작년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언급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올해는 경제 여건이 지난해보다는 다소 나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지난해 우리 경제를 제약했던 불안요인들이 여전히 남아 있어 경제 회복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도 “미국, EU 등 주요국 리더십 변화를 앞두고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는 더 심화될 것”이라며 “세계 경제의 부진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계속되고, 물가상승률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고금리 기조가 상당 기간 유지되면서 기업들의 금융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이 경제회복 버팀목…기업 활력 제고 위해 규제개혁 나서야

경제단체장들은 이런 위기 극복의 중심에 ‘기업’이 있어야 한다면서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기업인들이 ‘국가경제의 굳건한 버팀목’이 돼야 한다”면서 “저출산, 생산인구의 감소, 지역소멸 위기, 산업 노후화, 기후문제 등 우리가 직면한 여러 사회문제 해결에도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경제계는 적극적인 고용과 첨단·핵심 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바탕으로 기업과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매진하겠다”면서 “정부도 우리 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마음껏 경쟁할 수 있도록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더욱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도 “우리 경제가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업활력 제고만이 근본적인 해법”이라며 “기업들이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통해 투자와 일자리를 늘리고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노동시장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시대에 맞지 않는 관행과 제도를 정비해 국제 경쟁력 확보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뭉쳐야 산다"…대립 멈추고 협력으로 위기 돌파해야

경제단체장들은 위기 돌파를 위해 우리 사회가 대립을 멈추고 협력에 나서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헤어질 결심’을 해야 했지만, 올해는 ‘뭉쳐야 산다’는 의지로 어려움을 잘 이겨내야 한다”면서 “기업과 기업 사이, 기업과 노동자 사이, 민간과 정부 사이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추울 때일수록 서로 겹겹이 맞닿아 따뜻한 기운을 나누며 견디는 지혜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성장의 원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산하고, 불필요한 세대·계층 간 갈등을 최소화함으로써, 후대의 번영을 위한 상호 이해와 협력을 확대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면서 “자본과 노동을 맞세우는 수준의 한가한 이념적 관성에 입각해 기업의 발목에 모래 주머니를 매다는 방식으로는 우리 경제의 도태를 앞당길 뿐”이라고 지적했다.

"위기는 혁신의 신호탄"…신성장동력 확보 위한 혁신 나서야

위기를 혁신의 기회로 삼아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매진할 시점이라는 데도 경제단체장들의 견해가 일치했다.

최태원 회장은 “대한민국 경제에 있어서 ‘위기’는 언제나 ‘새로운 혁신의 신호탄’으로 작용해왔다”면서 “지난해에도 우리가 수많은 위기를 혁신의 동력으로 삼아 한 걸음씩 나아갔던 것처럼, 올해도 우리경제가 빠르게 회복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우리는 혁신과 진일보를 이뤄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앞에 놓인 당장의 손익을 따르기 보다는, 보다 먼 미래를 바라보며 기업활동을 해나갈 것을 당부했다. 그는 “수십 년 전, 미래를 내다본 선제적 투자가 지금의 반도체, 배터리 산업의 꽃을 피워냈듯이, 20~30년 후의 대한민국을 내다보고 ‘미래산업의 씨앗’을 지금부터 뿌려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진 회장은 “우리가 디지털 전환의 흐름에서 앞서가려면 새로운 기술과 신성장동력의 발굴이 시급하다”면서 “경제계는 적극적인 고용과 첨단·핵심 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바탕으로 기업과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끊임없는 혁신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K-뷰티, K-푸드 등 중소기업 제품이 전 세계인을 사로잡고 있는 기회를 활용해 수출영토를 넓혀나가야 한다”면서 “세계 최고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우리 대기업들이 중소기업 혁신의 길잡이가 된다면, 산업생태계 전반으로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해 사자성어…최태원 '교룡득수', 류진 '심상사성', 김기문 '운외창천'

경제단체장들은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 전망과 기업인들의 소망을 담은 사자성어도 제시했다.

최태원 회장은 2024년이 ‘푸른 용의 해’라는 점에서 ‘용이 물을 얻었다’는 뜻의 ‘교룡득수(蛟龍得水)’를 제시한 뒤 “용이 물을 만나 힘차게 날아오르듯,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찾고 여러 난관을 딛고 날아오르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류진 회장은 ‘간절하게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뜻의 ‘심상사성(心想事成)’을 내세워 “한국경제의 글로벌 도약이라는 목표를 향해 기업과 정부, 국민 여러분과 함께 뛰겠다”고 다짐했다.

김기문 회장은 중소기업인들이 올해를 전망하는 사자성어로 ‘어두운 구름 밖으로 나오면 맑고 푸른 하늘이 나타난다’는 뜻의 ‘운외창천(雲外蒼天)’을 꼽았다며 “비록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으나, 희망을 잃지 않고 난관을 극복해 나간다면 더 나은 미래가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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