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난리난 지방 흐물해지는 ‘레몬주사’ 나도 맞아볼까 한다면…
이슬비 기자 2023. 12. 2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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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시드 메디코스 회사에 입장과 추가 상세 내용을 요청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추후 연락을 준다는 말 뿐 제대로 된 회신을 받지 못했다.
현재 시드 메디코스 홈페이지는 들어가면 10~15초 후 자동으로 닫히고 있다.
실제 한국 법인인지 확인해 본 결과, 서울에 소재한 한국 회사는 맞다.
다만, 업태가 화장품 '제조업'이 아닌 '상품 종합 도매업' 회사로 분류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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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을 낀 한 시술자가 베이컨 지방 부위에 노란색 물질이 들어있는 주사기를 주입했다. 그러자 몇 분 뒤에 지방 부위가 투명해지면서 흐물흐물 용해됐다.
최근 영국을 중심으로 틱톡에서 화제가 된 영상의 내용이다. '#레몬보틀(#LemonBottle)' 태그가 붙은 이 동영상은 6개월만에 무려 8150만건이 조회됐고, 영국 구글 데이터 분석 결과 올해 9월 검색어 '레몬 보틀'은 '지방흡입술'을 넘어서기까지 했다. 지난해엔 검색량이 0이었다가 단시간에 갑자기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
이 제품을 사용하고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자, 영국 미디어 가디언지에서 안전성에 우려를 표하는 보도를 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 바이럴 마케팅에 대성공한 레몬보틀이 우리나라에선 유통되지도, 알려지지도 않은 '한국' 회사 제품이라는 것이다. 레몬보틀은 '시드 메디코스(Sid Medicos)'라는 회사의 제품으로, 효과도 안전성도 확인되지 않은 화장품이다. 홈페이지에선 대문짝만하게 'the brand owner of Korean(한국인 운영 브랜드)'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화장품을 체내 주입?… 불법 시술
영국 더가디언은 레몬보틀 제품에 대해 현지 의사들이 안전성이나 효능을 입증할 수 없어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레몬보틀은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을 뿐더러, 시술 방법도 불법이다. 시드 메디코스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이 제품의 사용법을 자세히 동영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방을 분해하고 싶은 곳에 격자를 그리고 간격에 맞춰 구역마다 노란색 물질을 주사로 피하지방에 주입한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는 "의약품으로 허가되지 않은 화장품을 인체 내로 주사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라며 "혹여 인체에 무해한 물질이라도 감염을 유발하거나, 멍, 피부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레몬주사는 현재 영국 내에서 의약품이 아닌 화장품으로 분류돼있다. 화장품은 안전성 테스트를 거치지 않아도 되고, 비의료 전문가들도 자유롭게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영국 내에서 레몬주사는 미용 클리닉을 중심으로 '24시간 내에 지방 분해 결과가 나타나는 빠르고 통증 없는 치료법'으로 홍보되고 있다. 물론 부작용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영국 의학미용시술등록기관 세이브페이스는 올해 레몬보틀과 관련한 이상을 90건 접수했다고 밝혔다. 지난 3개월간 총 50건이 확인됐다. 효과가 고르지 못하거나, 멍, 감염 등을 겪었다는 사례가 많았고, 조직 괴사가 일어났다는 신고도 1건 있었다.
◇안전성·효과 입증 안 돼
효과도 확실하지 않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보고를 했다고 알려진 게 없기 때문이다. 시드 메디코스에서는 홈페이지를 통해 어떤 근거자료 없이 오직 주성분에 대해서만 소개하고 있다. 전체성분 목록은 확인할 수 없다. 주성분으로 ▲브로멜린 ▲리보플라빈 ▲레시틴 등 천연성분을 사용해, PPC나 DCA 등을 사용한 다른 지방분해제보다 더 안전하다고 밝히고 있다. 김범준 교수는 "브로멜린은 파인애플 등에 들어있는 단백질 분해 효소고, 리보플라빈은 비타민이고, 레시틴은 인지질 계통 물질로, 이 물질들을 고기에 주입하면 당연히 조직이 부드러워진다"면서도 "피하조직에 넣게 되면 지방 뿐만 아니라 근육, 신경, 연조직 등을 손상시킬 수 있어서 위험하다"고 했다. 오히려 PPC나 DCA를 사용한 다른 지방분해제가 더 효과적이고 안전할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권순효 교수는 "임상 결과가 없어서 레몬보틀이 얼마나 효과적인전 아무도 알 수 없고, 주입한 성분들이 소변으로 빠져나간다고 적시했지만 의학적 근거는 없다"며 "오히려 근거 자료가 있는 PPC, DCA 계통 등의 물질이 더 안전하고 효과있을 수 있다"고 했다.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시드 메디코스 회사에 입장과 추가 상세 내용을 요청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추후 연락을 준다는 말 뿐 제대로 된 회신을 받지 못했다. 현재 시드 메디코스 홈페이지는 들어가면 10~15초 후 자동으로 닫히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은 운영 중이다. 실제 한국 법인인지 확인해 본 결과, 서울에 소재한 한국 회사는 맞다. 다만, 업태가 화장품 '제조업'이 아닌 '상품 종합 도매업' 회사로 분류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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