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내년초 남한에 큰 파장 일으켜라"…국정원 이례적 공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내년 초 '남한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국가정보원이 28일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정은이 측근들에게 이같은 지시를 내렸다며 "북한이 한국의 총선과 미국 대선이 있는 2024년 정세 유동기를 맞아 불시에 군사·사이버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시기는 총선 등 한국 주요 정치일정을 앞둔 연초로 특정했다.
국정원이 언급한 김정은의 발언은 기존에 북한 매체 보도 등을 통해 공개되지 않은 내용이다. 해당 발언은 지난 18일 고체연료 기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시험발사 뒤 나왔다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당시 김정은이 한·미를 향해 "보다 진화되고 위협적인 방식으로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고, 측근들에게 “내년 초 남한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국정원이 자체적으로 파악한 첩보를 언론에 보도자료 형식으로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의 움직임을 선제적으로 공개해 경고 수위를 높이고, 행동 중단을 압박하는 '인지전' 성격으로 풀이된다.
김정은이 지시한 '한국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방안'으로는 핵실험·탄도미사일 발사와 같은 군사적 도발은 물론 서북도서나 최전방 접경지역 등지에서의 저강도 국지도발, 4월 총선을 앞두고 대화에 나설 것처럼 관심을 보이는 '위장 평화' 공세, 가짜뉴스 유포 등 심리전을 통한 여론조작, 사회 혼란을 야기할 목적의 공공인프라 시스템에 대한 대규모 사이버공격, 무인기 침범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은 앞서 20대 총선(2016년)을 앞두고 ▶핵실험(1월6일) ▶무인기 침범(1월13일) ▶대포동 미사일 발사(2월7일) ▶GPS 교란(3월31일) 등을 연이어 자행했고, 21대 총선(2020년) 직전에는 3월 한 달 간 대남 전술무기인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잇달아 4회 발사했다.
국정원은 김정은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대남 위협 수위가 높아지는 점도 북한의 대남도발 전망의 근거로 꼽았다. 김여정은 지난 21일 한·미 비난 관련 담화에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도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정은이 천안함ㆍ연평도 도발을 주도한 김영철을 지난 6월 통일전선부 고문으로, DMZ 목함지뢰 도발 등을 지휘한 이영길과 박정천을 지난 8월 각각 총참모장과 군정지도부장으로 기용하면서 대남 도발의 '주역 3인방’을 군·공작기관에 복귀시킨 것도 국정원의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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