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될 권리 보장… 가임력 보존 의료비 지원하는 부산시

부산시청./사진=부산시 제공

부산시가 내년부터 가임력 보존 의료비를 전국 최초로 지원한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3월, 부산시는 '가임력 보존지원조례'를 제정했다. 시는 부산에 거주하는 19~44세 기혼자이면서 질병·질환자 가운데 기준 중위소득 180%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질병 극복과 미래의 임신을 목적으로 하는 보조생식술과 난임 예방을 위한 의료비를 연 200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한다. 내년 1월 1일부터 주소지 관할 구·군 보건소에서 가임력 보존지원 신청하면 대상자 서류 확인 등 절차를 거쳐 지원받을 수 있다. 

아울러 부산시는 난임 시술비 지원 지역 제한도 폐지했다. 이에 따라 난임 시술비가 지원되는 난임 시술의료기관이 부산시 내 협약의료기관에서 전국 보건복지부 지정 난임 시술의료기관으로 확대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가임력 보존 지원 사업과 난임 시술의료기관 지역 제한 폐지가 초 저출생 위기 속 임신·출산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임신 성공률을 높이는 실질적인 대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가임력 보존이란 난자 또는 난소 조직 동결 시술로 임신 가능성을 보존하는 방법이다. 추후 임신을 희망할 경우 동결된 난자 또는 난소 조직을 해동해 임신을 시도할 수 있다. 가임력 보존 적용이 필요한 질환자에는 ▲항암치료를 받은 암 환자 ▲자궁내막증 등 양성 난소질환자 ▲염색체 이상, 조기 난소 부전 환자 ▲자가면역질환자 ▲35세 이상 여성 등이 있다. 

난자에 정자를 주입해 수정시키는 모습.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사진=헬스조선DB

초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난임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난임 환자 수는 지난 2018년 12만1038명에서 2022년 14만458명으로 16% 늘었다. 연평균 증가율은 3.8%다. 난임 환자가 되기 전에 가임력을 보존해 난치성 난임을 예방하는 가임력 보존이 저출산 지원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가임력보존학회와 함께 ‘우리의 미래, 난임과 가임력 보존: 벼랑 끝에 선 저출산 위기, 가임력 향상을 위한 해법은?’이란 주제로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저출산 상황에서 잠재적 난임 환자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토론회에 참석한 분당서울대병원 이정렬 산부인과 교수는 “나이와 가임력이 밀접한 연관이 있고 나이가 많아질수록 난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명확히 알려야 한다”며 “가임력 보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면 궁극적으로 출산율 증가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