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동료였다” 故이선균 빈소, 봉준호부터 신동엽까지 ‘이어지는 애도 발걸음’ [종합]

정진영 2023. 12. 2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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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故 이선균의 빈소가 27일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향년 48세. 이선균은 지난 10월부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로 경찰 조사를 세 차례 받았다. 지난 23일 세 번째 경찰 출석 이후 나흘 만인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인은 29일, 장지는 전남 부안군 선영이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2023.12.27/
“이런 이야기도 조심스럽지만, 동료로서 좋은 사람이었다.”

27일 전해진 고(故) 이선균 사망 비보에 한 영화계 관계자는 이렇게 토로했다. 생전 유흥업소 출입, 마약 혐의 등으로 영화계와 대중 앞에 쌓아놨던 공든 이미지를 한 번에 무너뜨린 그이지만, 그럼에도 영화계 동료들은 ‘좋은 사람’으로 그를 기억했다. 자주 가던 단골집에서 맥주 한 잔 기울이는 게 낙이었다던 고 이선균. 많은 동료들이 고인의 그 소탈함과 인간미를 기억하고 있었다.

아내인 배우 전혜진은 상주로 이름을 올렸다. 이런 가운데 방송인 신동엽을 비롯해 변성현 감독, 변영주 감독, 봉준호 감독, 이창동 감독, 배우 김남길, 김희선, 류준열, 문근영, 문성근, 박소담, 이기우, 이정재, 임시완, 전도연, 정우성, 조진웅, 하정우 등 수많은 동료 영화인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빈소를 찾아 “안 됐다. 한참 일할 나이고 젊은데 이렇게 돼서 마음이 아프다. 비극”이라며 위로를 남겼다. 마약 논란으로 고인이 촬영 직전 하차한 드라마 ‘노 웨이 아웃’에 출연하는 대만 배우 허광한도 빈소를 찾아 애도의 마음을 표했다.

비보가 전해진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부터 늦은 시간, 다음 날까지도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조문객들의 발걸음은 고인의 평소 행적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많은 이들이 불명예스러웠던 고인의 마지막보단 아카데미와 칸영화제를 누비며 전성기를 누렸던 고인의 황망한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평소 고인과 연이 있던 이들이나 같은 연예계 동료로서 공감과 동질감을 느낀 스타들은 SNS를 통해 고인을 추모하며 한 사람을 궁지까지 몰고 간 상황에 대한 비판과 안타까움을 쏟아내기도 했다.

고인의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는 28일 “고 이선균 배우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애도해 주시는 마음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발인을 포함해 이후 진행되는 모든 장례 일정은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오니 마음으로만 애도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소속사 측은 일부 매체에서 고인의 자택, 소속사 사무실, 장례식장까지 기습적으로 방문해 취재를 하는 등 이로 인한 고통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자신을 유튜버로 소개한 분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막무가내로 장례식장을 방문해 소란이 빚어지는 등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잔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소속사 측은 “부디 황망히 떠나보내야 하는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유가족과 동료, 지인 모두가 원하는 만큼 애도하고 추모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선균은 27일 오전 서울 성북구의 한 노상에 차를 대 놓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이선균이) 유서 같은 메모를 작성하고 집을 나섰다는 112 신고 접수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소속사는 이날 오전 고인의 죽음을 확인했다.

고 이선균은 올해 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업소 실장 A 씨와 함께 A 씨의 자택 등에서 대마초, 케타민을 여러 차례 피우거나 투약한 혐의를 받고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이선균은 “마약인 줄 몰랐다. 협박을 당했고 3억 5000만원을 뜯겼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피의자가 사망함에 따라 이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게 됐다.

다만 고 이선균 측이 마약 투약과 관련해 협박을 당해 3억 5000만원을 뜯겼다면서 A씨 등 2명을 공갈 혐의로 고소한 건은 계속해서 절차대로 진행된다.

고 이선균의 발인은 29일이며 장지는 수원시 연화장이다. 고인의 부인 전혜진이 출연한 영화 ‘크로스’는 당초 내년 2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이번 일의 여파로 연기됐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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