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정신교재 감사대상 어디까지

양낙규 2023. 12. 2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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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발간한 장병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국방부가 5년 만에 발간한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의 '독도 영토분쟁' 내용은 '한·미 동맹의 가치와 필요성' 단락에 등장한다.

2019년 발간된 교재가 국가보훈처(현 국가보훈부) 수원보훈지청장을 지낸 노영구 국방대 교수, 김영수 서강대 교수, 최영진 중앙대 교수 등 박사학위와 관련 분야 전문성이 있는 민간 학자들이 집필한 것과 달리 현역 군인·군무원으로만 집필진을 채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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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진에 민간 학자 빠지고 현역 군인·군무원만 포함
장병 정신교육 담당하는 정전원 원장 등 감사 목소리

국방부가 발간한 장병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전문가와 정치권에서도 국방부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감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가 5년 만에 발간한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의 ‘독도 영토분쟁’ 내용은 ‘한·미 동맹의 가치와 필요성’ 단락에 등장한다. 교재는 "한·미 동맹은 동북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안정에 기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주변은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여러 강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해외로 투사하거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쿠릴열도, 독도문제 등 영토분쟁도 진행하고 있어 언제든지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적었다.

▲교재 논란이 된 이유= 교재는 장병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 독도를 영토분쟁 지역으로 기술했다. 독도를 분쟁지역화하려는 일본의 움직임에 맞서 독도는 한국의 고유 영토이며 분쟁 대상이 아니라는 기존 정부 입장에 반하는 내용이다.

교재에 담긴 한반도 지도에는 독도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영토를 지켜야 할 국방부가 스스로 영토 주권을 포기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교재에 실린 한반도 지도 11개 중 독도를 표기한 지도는 하나도 없다. 울릉도와 독도 모두 표기되지 않거나 울릉도는 있는데 독도만 빠진 경우도 있었다.

전하규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주변국가들이 영토에 대해서 여러 가지 주장을 하고 있다 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 우리 국가가 독도를 영토분쟁으로 인식한다, 그런 식의 기술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독도를 영토분쟁으로만 기술… 집필·감수 모두 문제

▲국방부 질타 목소리= 논란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독도를 센카쿠열도, 쿠릴열도 문제와 동일선상에서 바라본다는 비판이다. 우리 정부가 그동안 “독도는 명백히 한국의 영토이며 영토 분쟁 대상 지역이 아니다”라는 입장과 다르다. 정부는 2021년 6월 일본 자위대가 독도를 영토 분쟁 지역으로 표기한 홍보 영상을 배포하자 정부는 강력한 유감과 항의의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강제 동원 문제부터 후쿠시마 핵 오염수 문제까지 일본에 퍼준 것으로 부족해서 우리 영토인 독도까지 팔아넘기려는 속셈인가"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저자세 외교가 국방부를 이런 참담한 수준으로 전락시킨 것 아닌가"라며 "진정 문제의 심각성을 안다면 당장 신 장관의 책임을 물어 파면하라"고 요구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본의 부당한 주장을 게재한 것 자체가 빌미를 제공하는 꼴"이라며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고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방부는 독도에 관한 내용을 제대로 수정한 후 다시 배포하고, 대국민 사과를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대한민국 영토"라고 강조했다.

▲정신전력원장도 감사 받나= 이날 오전 논란이 불거진 직후까지만 해도 문제없다는 입장을 보인 국방부는 대통령실의 입장문이 나온 뒤 교재 전량 회수 방침을 밝혔다. 감사도 예고했다. 국방부는 오후 1시쯤 기자단 공지를 통해 "기술된 내용 중 독도 영토 분쟁 문제, 독도 미표기 등 중요한 표현상의 문제점이 식별돼 이를 전량 회수하고 집필 과정에 있었던 문제점들은 감사 조치 등을 통해 신속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병교육 담당하는 군 기관 집중적으로 감사해야

집필진은 김수광 국방부 정책기획관(육군 소장)과 김성구 국방부 정책기획차장(육군 준장)을 비롯해 총 10명이다. 2019년 발간된 교재가 국가보훈처(현 국가보훈부) 수원보훈지청장을 지낸 노영구 국방대 교수, 김영수 서강대 교수, 최영진 중앙대 교수 등 박사학위와 관련 분야 전문성이 있는 민간 학자들이 집필한 것과 달리 현역 군인·군무원으로만 집필진을 채운 것이다.

집필진에 포함된 장성은 김수광 국방부 정책기획관(육군소장), 김성구 국방부 정책기획차장(육군준장) 등이다. 김수광 국방부 정책기획관은 국방부 방위국장으로, 김성구 국방부 정책기획차장은 사단장으로 보직을 이동했다. 집필진에는 교재 발간 후 대령으로 진급한 육군 중령 등 현역 6명, 군무원 1명도 포함됐다.

감사를 실시한다면 대상엔 교재 집필진은 물론 감수를 담당한 기관장들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교재 감수에는 국방정신전력원 군 교수는 물론, 국방대학교 교수도 포함됐다. 국방부 직할부대인 국방정신전력원은 1977년 창설된 국군정신전력학교를 모체로 2013년 재창설된 기관이다. 지난 7월 윤원식 예비역 대령이 5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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