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찾아가겠다"…'돌려차기' 가해자, 협박으로 또 기소

큰 소리로 주변 수용자에게까지 피해자 모욕
동료 수감자에 14만원 상당 물품 반입 강요도

귀가하던 여성을 무차별 폭행해 징역 20년을 확정받은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가 피해자를 협박하고 모욕한 혐의로 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28일 부산지검 서부지청 형사1부(이영화 부장검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보복 협박 등), 모욕, 강요 혐의로 이모씨(31)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씨가 같은 호실에 수용된 유튜버에게 출소하면 '돌려차기 사건'을 방송해달라며 "탈옥 후 A씨 집에 찾아가 보복하겠다, "보복 가능성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등의 보복성 발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유튜버는 출소 후 방송 인터뷰에서 이씨의 보복 협박성 발언을 알렸고, 이는 A씨에게 전달됐다. 검찰은 이후 A씨는 극심한 불안에 떨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추가로 이씨는 구치소 내에서 계속해서 동료 수감자에게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인 A씨를 비하하는 발언을 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른바 '통방'의 방법으로 인접 호실 수감된 수용자에게까지 A씨를 모욕했다고 판단했다. 이씨가 구치소 호실 내에서 일상적인 어조보다 큰 목소리를 내 피해자에 대한 모욕을 다른 호실에까지 들리도록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자료를 확보해 현장검증을 실시한 결과, 구치소 호실 내에서 일상적인 어조보다 높게 목소리를 낼 때 다른 호실에도 충분히 들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이씨의 수용 태도도 불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같은 호실에 수용 중인 동료 수감자 B씨에게 "방을 깨겠다" 등의 발언으로 위협해 지난 5~6월 3차례에 걸쳐 14만원 상당의 접견 구매 물품을 반입하도록 한 혐의(강요)도 받고 있다. '방을 깬다'는 의미는 같은 호실을 사용하는 수용자가 규율을 위반했다고 신고해 호실 내 수용자 모두가 조사 대상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수용시설 내 은어로 전해진다.

검찰은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이씨의 '전 여친 협박 혐의 사건'에 이번 사건을 병합해 재판해 달라고 청구할 계획이다. 앞서 이씨는 구치소에서 전 여자 친구에게 협박 편지를 보낸 혐의로 기소됐으며, 지난 20일에 열린 첫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미 범죄로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음에도 보복 범행 등을 한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씨는 지난해 5월 오전 5시께 부산진구의 한 길거리에서 모르는 여성을 뒤쫓아가 폭행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으로 최근 대법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또 이씨는 지난 10월에는 주거침입 혐의로 항소심에서 벌금 5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