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 "바이든 하면 떠오르는 말? 전혀 없다…트럼프는 복수"
미국인들은 내년 대선 결과에 따라 출범할 바이든 또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성격을 각각 ‘무계획 정부’와 ‘복수의 정부’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은 27일(현지 시간) 여론조사 업체 JL파트너스와 함께 미국 유권자 1000명에게 ‘두 사람이 무엇을 달성할지 연상되는 말을 한 마디로 말해달라’는 내용의 조사를 실시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연상 어휘는 ‘없음(Nothing)’이 가장 많았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연상되는 단어로는 ‘복수(Revenge)’가 가장 꼽혔다.
데일리메일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특히 바이든 캠프가 유권자들에게 명확한 공약을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결코 좋은 상황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유권자들이 바이든 2기에 기대를 함축한 말로 ‘없음’을 가장 많이 선택한 반면 경제·평화·통합 등 바이든 정부가 선거 전략으로 삼고 있는 분야는 그리 주목받지 못했다. 오히려 권력·돈·사회주의·파괴·인플레이션 등 트럼프 측이 비판의 소재로 삼고 있는 부정적 분야 중 다수가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러한 인식 때문에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불신이 상당히 확대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유권자의 60%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해선 안 된다고 답했다.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도 바이든 불신 비율이 29%에 달했고, 바이든 출마에 찬성한 비율은 64%에 그쳤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44%는 아직 민주당 후보를 교체하기에 늦지 않았다며 대안을 요구했는데, 이는 후보를 바꾸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는 응답 42%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연령대에서 바이든 사퇴에 찬성한 비율이 50%를 넘긴 가운데 특히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당선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던 30세 미만(68%), 무당층 유권자(65%), 히스패닉계(59%), 흑인(49%)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바이든 출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적지 않았다.
미국 정치 상황을 잘 아는 외교 소식통은 이날 통화에서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기점으로 바이든 캠프의 선거 전략에 대한 이견이 노출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선거에선 현직 대통령이 야당 후보가 결정될 때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던 관행마저 사실상 사라지면서 민주당 내의 고민이 강하게 감지된다”고 전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3일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휴가지로 떠나는 길에 기자들과 짧은 문답을 나눈 이후 이날까지 4일간 아무런 공식 일정이 없이 휴가를 이어가고 있다. 백악관 역시 지난 21일을 끝으로 6일째 개점휴업 상태다.
반면 공개적으로 2020년 대선 결과를 부정하며 바이든 정부에 대한 복수의 의지를 천명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장에선 이번 조사로 최소한 자신의 정치적 의도가 효과적으로 전달되고 있다는 점이 입증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해당 기사에서 제시한 그래픽을 5개로 나눠 직접 게시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한편 같은 날 미시간주(州) 대법원은 지지자들의 의회 폭동을 선동한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미시간주 정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선 참여를 제한할 권한이 없다”고 확정 판결했다. 또한 콜로라도 공화당은 연방대법원에 “트럼프가 경선에 참여할 수 없다고 판결한 콜로라도 대법원의 판결을 재심해달라”는 항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지난 19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콜로라도주의 공화당 대선 경선 투표용지에서 제외할 것을 주 정부에 명령하는 판결을 했다.
다수의 주에서 개별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선 참여에 대한 판단을 진행하는 가운데 지금까지 콜로라도 대법원만 유일하게 트럼프의 경선 참여를 불허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상태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해당 판결에 대해 자체 항소할 가능성이 있어, 해당 판결의 효력은 대선 이후로 미뤄질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항소 전까지 이러한 사법리스크를 오히려 선거 전략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그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비뚤어진 조 바이든의 심부름꾼인 미친(deranged) 잭 스미스(특검)가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인 나를 공격하고 내가 지배하고 있는 선거를 방해하고 있다”며 “이 모든 사기극은 사기꾼 조와 그의 비열한 깡패(Despicable Thugs)들이 나와 MAGA 운동, 공화당에 대한 정치적 박해”라고 주장했다. 또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선 “급진 좌파, 공산주의자, 마르크스주의자, 파시스트”라고 지칭하며 “미국인들은 그들이 미국을 파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적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선거 전략으로 활용하자 잭 스미스 특검은 이날 “법정에서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것을 허용해선 안 되고 소송에 정치를 개입시켜서는 안 된다”며 연방법원에 법정에서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제한해야 한다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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