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다 숨진 배우 이선균 씨(48)의 사망 소식을 해외 언론도 잇따라 비보를 전하며 애도를 표했다.
27일(현지시간) BBC·CNN·AP 등 주요 외신은 한국 경찰 당국과 국내 언론을 인용하며 이씨가 서울의 한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외신은 이씨가 대표작 '기생충'을 비롯한 다양한 작품에서 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주목받았다고 소개했다.
먼저 BBC는 '영화 '기생충'의 배우 이선균, 숨진 채 발견'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카데미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으로 잘 알려진 배우 이선균이 숨진 채 발견됐다"면서 "마약 투약 관련 조사에 많은 관심이 쏠려왔으며, 이 과정에서 이 씨의 명예가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씨가 1999년 데뷔 이후 많은 한국 영화와 TV 시리즈에 출연했고 이후 '기생충'으로 세계적인 호평을 받았으며 '닥터 브레인'에 출연해 국제 에미상에서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오른 바 있다고 보도했다. CNN도 '기생충'에서 부잣집 아버지 역을 맡은 이씨가 48세에 사망했으며 장례식은 가족,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히 치러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AP도 이씨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서 부유한 가장 역을 맡아 대중에 잘 알려진 인물이며, 그 이전에도 한국 인기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2007), '하얀 거탑'(2007), '파스타'(2010), '나의 아저씨'(2018) 등으로 인기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마약 투약 의혹 불거진 뒤 논란도 상세히 전해
애도에 이어 외신은 지난 10월 이씨의 마약 투약 의혹이 불거진 이후 이어진 논란에 대해서도 상세히 다뤘다.
가디언은 이씨가 지난 주말 19시간 동안 경찰조사를 받는 등 세 차례나 조사를 받았으며, 이씨가 자신을 협박하려던 유흥업소 여종업원에게 속아서 마약을 먹은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사실도 연합뉴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씨가 무죄를 주장하며 경찰에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를 요청했으며, 경찰이 실시한 마약 간이 시약검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BBC는 대마초 흡연을 포함한 마약 투약 범죄는 한국에서 심각한 범죄로 인식되며 대마초 흡연 시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지난 10월 마약 관련 조사로 이씨가 미스터리 TV 시리즈인 '노 웨이 아웃'에서 하차한 사실도 짚었다. 이씨는 이 작품에서 현상금을 노리는 시민들에게서 희대의 흉악범을 지켜야만 하는 경찰 백중식 역할에 캐스팅돼 촬영하던 중이었다.
로이터통신 또한 소방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수사 당국은 이 씨의 실종 신고를 접한 뒤 수색하는 과정에서 이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면서 "유서를 남기고 집을 나갔다는 매니저의 신고가 있었다"고 상세하게 보도했다. 이어 "한국에서 마약 관련법을 위반할 경우 징역 6개월 형을 선고받을 수 있으며, 상습 마약범이나 판매책의 경우 최대 14년 형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의 마약 정책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다면서 한국 국민은 해외에서 불법 마약을 사용한 경우에도 기소될 수 있다고 전했다. AFP는 한국의 마약 관련 법이 매우 엄격하다며 대마초와 같은 마약을 해외에서 합법적으로 취득했더라도 이를 국내로 반입할 경우 귀국 시 기소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외신은 슬픔에 잠긴 이씨의 팬들이 사회연결망서비스(SNS)를 통해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BBC와 AFP 통신은 "당신의 연기를 보면서 많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하기 어렵다. 편히 쉬세요", "연예인도 사람이 아닌가? 사람이 살다 보면 실수할 수도 있다". "너무 슬프다" 등 SNS에서 팬들의 추모 댓글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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