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정말 용 됐다, 꿈꾸는 것 같아" 이선균 생전 마지막 인터뷰

고 이선균의 마지막 인터뷰. 사진 뉴스매거진 시카고 유튜브 캡처

배우 고 이선균의 생전 마지막 인터뷰가 공개됐다.

뉴스매거진 시카고는 27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이 인터뷰는 지난 2023년 10월 7일 미국 시카고에서 진행한 마지막 인터뷰”라며 이선균 출연 영상을 게재했다. 전체 인터뷰의 마지막 부분을 약 5분 분량으로 편집한 영상이다.

당시 이선균은 제17회 ‘아시안팝업시네마영화제’에 초청돼 ‘최우수 성취상’을 수상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영상에서 김호정 아나운서는 “배우의 길을 걸어간 지 20여년이 넘어가고 있는데,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와 지금, 본인은 어떻게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에 이선균은 “너무 잘됐죠”라며 “꿈도 꾸지 못 할 일을 경험한 거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아 할리우드 셀럽들한테 박수 받았다. 아카데미 갈 때 꿈꾸는 거 같았다. 꿈에서 좋은 패키지여행을 다닌 느낌이었다. (연기) 시작했을 때 비하면 정말 용 됐다”고 말했다.

김 아나운서가 “그만큼 실력을 쌓아 오셨기 때문에 그런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칭찬하자 이선균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열심히 한 거에 대해 상 주신 거 같아 굉장히 뜻깊고 의미 있다”고 겸손한 자세를 취했다.

‘앞으로 어떤 연기를 펼치고 싶느냐’는 질문에 이선균은 “앞으로도 또 다른 일기를 써나가겠다. 어떤 거를 굳이 하고 싶다고 욕심을 부리는 게 아니고 한 작품, 한 작품 캐릭터 하나가 또 하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니까 헛되이 하지 않고 감사히 여기면서 만들어가고 싶다”고 답했다.

끝으로 ‘지금 이 순간 이선균 배우에게 연기란?’이라고 묻자 이선균은 “이런 질문을 받으면 그전에는 제게 계속 주어지는 숙제라고 생각했다”며 “제가 계획적인 인간이 아니라서 예습이나 복습은 잘 안 하지만 저한테 주어진 숙제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보면 굉장히 숙제만 잘해도 풍성해지고 커지지 않냐. (연기가) 그렇게 만들어 준 거 같다”며 “제 삶의 동력을, 양식을 주는 게 연기였는데, 지금 시점으로 보면 연기는 ‘일기’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상 받은 게 어느 일기장에 겹겹이 쌓인 것을 보고 지금까지 한 게 나쁘지 않다, 좀 열심히 해서 주는 상이라면 또 다른 일기를 잘 써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좋아했던 배우님의 명복을 빈다” “마지막 일기가 2023년 12월27일 많은 사람의 마음속에 마침표를 찍었다”며 추모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